조선일보가 11일 “전 세계에서 2008년부터 10년간 1449조원이 태양광에 투자됐지만,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다”며 “선진국들은 모두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를 줄여 매년 감소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익명의 전문가들 의견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가야 할 길이지만 전력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탈원전의 대안은 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500조원 쏟아 부은 태양광의 그늘, 고작 2%’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7년 말 재생에너지 중 수력을 제외한 설비용량은 1081GW(기가와트)에 달한다. 원전 1기 발전용량이 1GW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081개 원전 설비용량과 맞먹는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가 세워졌다는 의미”라고 전한 뒤 설비용량과 발전량 비중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에 제약을 받는 재생에너지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12일 조선일보 기사를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태양광전지 모듈 가격이 2016년 1월에 비해 2017년 말 44% 하락했다”며 “재생에너지 투자 감소는 기술혁신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또한 “2017년 세계 에너지 투자액에서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약 302조(58%)에 해당하며 이는 원전과 화석연료 투자비중(32%)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 조선일보 11일자 지면.
▲ 조선일보 11일자 지면.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0년간 태양광발전 투자액은 원전 투자액의 10배다. 그만큼 전력시장에서 원전이 퇴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무엇보다 “원전은 상업발전을 시작한 지 60년이 넘었고, 태양광발전이 상업 발전을 시작한 지는 15년 정도”라며 “원전 발전량은 지난 60년 간 지어진 설비에서 생산되고, 태양광 발전량은 이제 보급되기 시작한 지 15년 넘긴 설비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이를 (발전량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원전을 미화하고 태양광에너지를 폄하하기 위한 왜곡”이라 주장했다.

▲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에서 올해 3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요약보고서의 한 대목.
▲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에서 올해 3월 발표한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요약보고서의 한 대목.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대비 2017년 원전 발전량은 1.7% 증가했을 뿐이지만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4.647% 증가했다. 2018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시나리오별 세계 자원별 발전량 전망을 보면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2025년 원전 발전량을 앞지르게 된다.

에너지전환포럼은 “태양광 발전은 해가 비치는 낮에만 발전하기 때문에 24시간 가동하는 원전발전량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태양광발전의 피크기여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2018년 폭염 당시 발전 설비수준이 아직 미미한 태양광 발전이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보인 7월24일 오후 2시경 원전 4기 분량의 전력수요를 담당했다는 것. 에너지전환포럼은 이 같은 예를 인용하며 “원전과 태양광발전량을 전체로 비교하는 것은 태양광발전의 피크기여도 특성을 무시하는 무지에 의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2018년 주요국 재생에너지 전력보급률 비중에서 △독일 40% △영국 36% △중국 27% △미국 17% △일본이 16%인 반면 한국은 4%라고 전한 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은 유연한 전력시스템을 통해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이미 세계는 재생에너지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조선일보 보도와 달리 탈 원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OECD 회원국 재생에너지 비율(2017년 기준). X 축: 1차에너지공급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 Y 축: 전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 ⓒIEA
▲ OECD 회원국 재생에너지 비율(2017년 기준). X 축: 1차에너지공급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 Y 축: 전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 ⓒIEA
“수명도 원전(60년 이상)이 태양광(20~30년)보다 2~3배 길다”는 식의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폐쇄한 원전 166기의 원전 평균 가동기간이 30년이 안 된다”며 “원전 설계수명이 60년이라고 60년 가동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태양광 발전설비는 유리와 반도체,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구성돼 간단하며 내구성이 높다. 50년이 넘어도 효율이 약간 떨어질 뿐 전기는 계속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태양광 패널은 20~30년 후에도 90% 이상의 실제 발전효율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따로 수명이 없다.

에너지전환포럼은 “반면 원전은 방사성페기물이 대기와 바다로 방출되고 10만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할 핵폐기물이 발생하며 항상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고 우려하며 “전력공급에서 재생에너지 100%계획을 세우는 세계적 흐름에도 2040년 35% 재생에너지 비중(목표)도 많다는 조선일보 주장은 조선말 봉건주의를 고집하는 이들을 닮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하는 원자력 공학자를 마치 에너지전문가인 것처럼 가장해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보도하는 편향된 언론사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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