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이 네이버 모바일 뉴스 서비스 개편에 따라 사내에 ‘채널 구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기자들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신규 구독자 모집 수가 많은 기자에게 포상하는 취지지만 수가 적은 기자를 독촉하는 등 실적 압박 부작용도 나타난다.

뉴스1은 지난 4일부터 오는 5월3일까지 한 달 간 뉴스1 네이버 채널 구독 증진 캠페인을 진행한다. 신규 구독자를 많이 유치하는 직원에게 포상하는 캠페인으로, 지인·가족 등에게 홍보해 구독 인증 사진을 남긴 후 이를 모아 경영지원실 내 담당자에게 보고하는 방식이다.

뉴스1은 동시에 기자들 간 개인 페이지 구독도 권유했다. 네이버는 콘텐츠 제휴를 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별 기사 목록을 볼 수 있는 기자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지엔 기자구독 및 응원하기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소속 기자들끼리 누르라고 독려했다.

일선 기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해 같은 캠페인을 하면서 참여 독촉이 이뤄진 경험이 있어서다. 뉴스1은 지난해 10월15일부터 11월14일까지 한 달 간 같은 구독 캠페인을 벌였다. 자발적 참여라고 했지만 인증 수가 저조한 일부 기자들은 ‘왜 적극적으로 하지 않느냐’는 데스크 질책을 받았다. 한 부서의 데스크는 인증 건수를 기자들 평가 기준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말해 기자들 원성을 사기도 했다.

▲ 뉴스1 네이버 뉴스스탠드 갈무기.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뉴스1 네이버 뉴스스탠드 갈무기.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캠페인 참여가 업무 연장 같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차원의 지시로 받아들여 대부분 참여하는데, 홍보와 인증절차에 적지 않은 품이 든다는 것이다. 한 뉴스1 기자는 “지인 네이버 아이디와 함께 구독자를 늘린 화면을 일일이 갈무리해 파일로 모아 경영지원실에 내야 했다”고 말했다. 출입처 취재원에게까지 구독 인증을 부탁하게 돼 난감하다는 기자도 있었다.

또 다른 뉴스1 기자는 “지역 주재기자까지 합하면 300명 정도 되는데 구독을 일일이 누르려면 30~40분은 걸린다”며 “구독자 늘리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언론은 좋은 기사를 써서 구독을 늘리는 게 맞는데 어떻게 해서든 구독자를 늘리자는 방향이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뉴스1 관계자는 “우리가 쓰는 기사를 우리도 볼 수 있게 장려하자는 취지고, 많이 노력한 기자의 노고는 인정해줘야 하므로 포상하는 것이지 의무로 두거나 강요하는 게 전혀 아니”라며 “독촉하지도 않고 기자 평가에 반영하지도 않는다. 자발적 참여 캠페인이고 건수는 포상을 위한 집계”라고 밝혔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 변화에 따른 언론사 구독자 모집 압박은 지난해부터 지적됐다. 지난 3일 단행된 개편의 청사진은 지난해 10월 초 발표됐다.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오른쪽으로 넘긴 페이지에 구독 언론사 뉴스를 배치하는게 골자다. 언론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구독자를 상대로 ‘에어팟’, ‘갤럭시워치’, ‘모두투어 100만원 기프트 카드’ 등 고가 경품을 주는 행사를 열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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