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3000명이 ‘제주4‧3’ 71주년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제주시청에 모였다.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제주시청 정문 앞에서 ‘4.3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71년 전 ‘탄압이면 항쟁이다’란 외침을 후세에 물려준 제주 민중을 생각한다”며 “그 정신으로 2019년 제주땅의 노동자들은 도민들의 절대 반대에도 영리병원과 제2공항을 강행한 원희룡 도정에 맞서겠다”고 했다.

제주민중연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범도민행동)’이 대회를 공동 주관했다.

▲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참가자들은 “4‧3이 단지 아픔의 역사가 아닌 후세가 계승할 당당한 항쟁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 본부장은 “ 71년 전 어마어마한 공권력의 학살에 이곳에서 희생된 제주 민중 수만명을 생각한다. 당시 제주 전역 오름 꼭대기에 피어올라 투쟁의 신호가 된 봉화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미 군정과 그 앞잡이가 휘두르는 총칼에 굴하지 않던 역사를 우리 손과 발로 이어가자”고 했다.

▲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제주민중연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공동 주관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제주민중연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공동 주관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참가자들은 이날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하고 도민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 제2공항 추진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제주도에는 영리병원 저지의 역사가 있다. 2005년 논란이 시작돼 2008년 김태환 제주도지사, 2012년 우근민 도지사가 추진했지만 도민이 반대해 물리쳤다. 이런 역사에도 원 도지사는 지난해 말 도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영리병원 개원을 허가했다”고 비판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원 도지사는 더 이상 좌고우면 말아야 한다. 서귀포는 병원시설이 부족해 분만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분만과 응급시설을 갖춘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고, 4.3항쟁의 아픔을 조금이라고 치유하기 위해 4.3치유센터를 만든다면 큰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식 범도민행동 공동대표는 “도청은 관광객이 2배가 될 테니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단다. 4.3평화공원 근처에 매립도 소각도 못하고 쌓인 쓰레기만 5만톤이다. 몇 년을 태워도 태울 수 없다. 지하수도 오염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제2공항은 개발 광풍과 제주 군사기지화를 가속화해 ‘사람 사는 제주’와 정반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제주민중연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공동 주관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4.3 민중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제주민중연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공동 주관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참가자들은 이날 4.3이 촉발한 장소인 제주읍 관덕정까지 2.5km 행진했다. 1947년 3월1일 경찰은 3·1절 기념집회가 열린 관덕정 광장에서 군중에 총을 쏴 6명이 숨졌다. 이들은 4‧3의 첫 희생자들이다. 미군정과 경찰이 책임 규명 아닌 도민을 향한 강경대응에 나서자, 도민 4만여 명이 제주도청을 비롯해 166개 기관에서 민관총파업을 했다. 이듬해 4월3일 무장봉기가 일어날 때까지 도민 2500여명이 무차별 검거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4‧3 희생자는 14233명, 유족은 7만여명이다. 2003년 정부는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서 희생자를 2만5000~3만여명으로 추정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