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칠성시장 방문시 일부 경호처 직원이 무기(기관단총)를 들고 있는 사진과 관련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섬뜩하다며 경호수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사전검색을 할 수 없는 현장에서 경호원의 무기 소지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구 칠성시장에서 총을 속주머니 속에 넣고 있는 사진을 제시하면서 “청와대는 이 사진 진위 여부를 즉각 답변해 주시기 바란다. 어제 밤 제 카톡과 문자가 불이 났다. 대구 칠성시장에 나타난 기관단총 든 문대통령 경호원 사진 제보 문자였다. 아래 사진 세장을 보면 기관단총 든 경호원이 있다.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동일인이다.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칠성시장도 확실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다. 경호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대통령 근접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단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민생시찰 현장에 기관단총을 보이게 든 것은 경호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 사진이 합성이길 바란다. 이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 답변해달라”고 했다.

이에 청와대는 사진 속 인물이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맞고 무기소지여부를 사전 검색할 수 없는 대통령 방문 현장에 경호원의 무기 소지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단체 SNS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경호원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속주머니에 있는 총을 넣고 있다. 사진=하태경 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속주머니에 있는 총을 넣고 있다. 사진=하태경 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하태경 페이스북(연합뉴스TV 영상갈무리)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하태경 페이스북(연합뉴스TV 영상갈무리)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 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는 하 의원의 주장을 들어 김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 미리 검색대를 통과한 분들만 참석하는 공식 행사장이라면 하 의원의 말이 맞다. 그러나 대구 칠성시장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사전에 아무런 검색도 할 수 없고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게 시장 방문이다. 고도의 경계와 대응태세가 요구된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으로 경호의 기본 수칙에 해당한다.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썼다.

김 대변인은 이어 “경호원은 오직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경호할 뿐이다.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고려사항이 아니다. 대통령이 누구이든 같은 경호수칙으로 경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 의원은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작 사복경찰(정복이 아닌 민간인처럼 보여야 하는 사복) 기관단총 노출경호에는 청와대가 동문서답”이라며 “저는 청와대 주장처럼 기관단총 소지 자체를 문제삼지 않았다. 그런데 청와대는 제가 대통령 경호에 무기 소지하는 것, 즉 무장경호를 문제 삼은 것처럼 본질을 호도했다.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 비판의 요지는 기관단총을 보이도록 노출한 이번 칠성시장 경호가 적절했냐 아니면 과했냐 하는 것”이라고 “좁은 시장 안에서 기관단총을 반쯤 꺼내놓은 것에 대해 불편함, 위화감을 느낀 시민들이 있었다. 몇몇 전문가들에게 추가 확인해도 연속사격이 가능한 기관단총 노출 경호는 잘못이라고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최악의 경우 시민들이 성난 군중으로 돌변하면 기관단총 노출은 탈취 목표가 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청와대는 동문서답하지 말고 국민들 불안하게 한 이번 기관단총 노출에 대해 사과하는 게 옳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청와대도 과거 대통령 경호시 무기노출한 사례를 사진으로 공개했다.

▲ 모디 인도총리가 지난달 국빈방문시 롯데호텔에서 경호하고 있는 경호 요원들. 사진=청와대
▲ 모디 인도총리가 지난달 국빈방문시 롯데호텔에서 경호하고 있는 경호 요원들. 사진=청와대
▲ 모디 인도총리가 지난달 국빈방문시 롯데호텔에서 경호하고 있는 경호 요원들. 사진=청와대
▲ 모디 인도총리가 지난달 국빈방문시 롯데호텔에서 경호하고 있는 경호 요원들. 사진=청와대
▲ 지난 2008년 8월26일 서울숲에서 열린 한중청년 대표단 간담회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경호처 직원들이 무기를 들고 경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지난 2008년 8월26일 서울숲에서 열린 한중청년 대표단 간담회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경호처 직원들이 무기를 들고 경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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