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난 언론인들의 기사 거래 의혹에 침묵하는 신문·방송사 보도 책임자들에게 지난 20일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1월 로비스트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그의 고객사인 대기업, 언론인들 간 기사·인사 청탁 의혹을 보도했다.

가장 두드러졌던 언론사는 조선일보였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179명 가운데 조선일보 소속은 35명이다. 이 가운데 8명이 박 대표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민언련은 22일 이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일보 소속 언론인 8명은 박수환을 통해 박수환의 고객사인 기업에 자녀 인턴 채용을 청탁하거나 박수환으로부터 미국행 항공권, 명품, 전별금 등을 받고 박수환의 고객사인 기업을 위해 기사를 만들거나 삭제했다”고 비판했다.

▲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왼쪽)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사진=뉴스타파
▲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왼쪽)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사진=뉴스타파
민언련은 “뉴스타파가 1월28일부터 2월15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언론인들의 ‘무더기’ 비위를 고발하는 기획보도를 진행하는 동안은 물론 그후 한 달이 지나도록 모두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언론 다수가 침묵을 지켰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만약 비위 대상으로 지목된 집단이 언론이 아닌 사법부였다면, 국회였다면, 청와대였다면, 일반 시민이었다면 언론은 지금처럼 침묵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왜 언론 문제에 침묵하는지 언론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조선일보를 제외한 전국단위 9개 일간지(경향신문·국민일보·동아일보·문화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와 6개 경제지(매일경제·서울경제·아시아경제·한국경제·헤럴드경제·머니투데이), 6개 인터넷 언론(CBS노컷뉴스·뉴스1·뉴시스·민중의소리·오마이뉴스·프레시안), 지상파 4사(KBS·MBC·SBS·OBS), 4곳의 종합편성채널(TV조선·JTBC·채널A·MBN), 2곳의 보도 전문 채널(YTN·연합뉴스TV) 등 31개 언론사의 편집·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에게 무보도 이유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에는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언론과 기업 유착, 기사 거래 문제를 왜 보도하지 않느냐. 해당 사안 보도 가치에 편집·보도국장(보도본부장)으로서 어떻게 판단하고 있느냐 △귀사 편집국·보도국 내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언론·언론인과 기업 유착, 기사 거래 보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나 발제가 있었느냐 △언론과 기업(자본) 유착에 기획 보도를 진행할 계획이 있느냐 △귀사 편집·보도국 내부에 실태 점검과 기자윤리 실천을 위한 논의가 있었느냐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언련은 이 같은 질의에 내달 2일 오후 6시까지 공식 답변서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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