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Tun Dr. Mahathir bin Mohamad)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류콘텐츠와 ‘할랄’ 산업을 공동개발하는 등 경제문화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할랄이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제품을 총칭하는 것으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말레이시아 양국 간의 우호 협력 관계를 미래지항적으로 심화·발전시키며, 나아가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상생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마하티르 총리가 1980년대부터 한국 등과 전략적 협력에 중점을 두며 추진했던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이 양국 협력 관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동방정책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간의 조화를 통해 실질적 협력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했다. 청와대는 마하티르 총리가 앞으로 ‘동방정책’을 재활성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지난해 연간 상호 방문객이 100만명에 이르는 등 교류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 내년 한-말레이시아 수교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들을 추진키로 했다. 양 정상은 호혜적 교역·투자 확대를 위해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를 추진키로 합의하고, 타당성 공동연구를 거쳐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연내 협상에 타결하도록 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양 정상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미래자동차, ICT, 스마트 제조, 의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실질 협력 사업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한국이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체제 하에서 첫 협력도시로 선정한 코타키나발루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분야에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육상·해상항공 등 교통 전 분야에서 화물·여객 수송, 안전·보안, 친환경 교통, 지능형 교통체계(ITS)에도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

▲ 말레이시아를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말레이시아를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특히 ‘한류’와 ‘할랄’을 통한 공동협력도 약속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한류 컨텐츠를 보유한 한국과 ‘글로벌 할랄 표준’을 선도하는 할랄 산업의 허브인 말레이시아 간 제3국 할랄시장 공동 진출을 모색하고, 할랄인증기관 간 교차인증 확대 및 할랄식품 공동연구 등 구체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정부가 할랄 인증으로 2조 달러인 글로벌 할랄시장을 주도한다. 이는 세계에 20억명에 달하는 이슬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다. 말레이시아는 할랄식품, 관광, 패션, 금융 등에서 이슬람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다. 이날 양 정상이 보는 앞에서 우리 코트라와 말레이시아 할랄산업개발공사(HDC)는 “할랄산업 육성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책, 나아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마하티르 총리가 한반도의 역사적 상황 변화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올해 말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한-아세안 관계에서 새로운 100년 비전과 역내 평화와 상생번영을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도록 협력키로 했다.

회담이 끝난 뒤 양 정상은 △제조업 4.0(Industry 4.0) 대응을 위한 산업협력 △교통협력 △스마트시티 협력 △할랄 산업 협력 등의 양해각서 서명식을 지켜봤다.

▲ 말레이시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동포와 만찬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청와대
▲ 말레이시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동포와 만찬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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