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CBS에서 성희롱 피해를 당한 PD가 강원CBS로 복귀한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가 성희롱 피해자와 가해자의 격리 등 실효성 있는 2차피해 방지를 언급했고, 피해자가 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을 원했는데 CBS(사장 한용길)가 이런 상황을 고려했다.

2016년 5월 전남CBS에 입사한 강민주 PD는 직장 상사에게 수차례 성희롱 피해를 당했고, 이를 문제제기한 뒤 두 차례 부당해고를 당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두 차례 해고를 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고용상 불이익으로 보고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CBS는 강 PD가 원하는 경우 전남CBS 외 근무지로 이동토록 하라고 판단했다. 전남CBS 구성원이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진술했고, 전남CBS 운영이사회 등이 지역 유지로 구성된 점 등을 고려했다.

[관련기사 : 인권위 진일보한 결정, CBS에 재발방지책 권고]

▲ CBS 로고
▲ CBS 로고

CBS와 강 PD 간에 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근무처 등 큰 틀에서 복귀는 합의했다. CBS는 오는 4월1일자로 강 PD를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CBS로 인사발령을 내렸다. 당사자와 CBS 노조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강 PD는 “인권위 결정을 안 지키는 회사를 많이 봤지만 CBS가 인권위 결정을 잘 따라줬다. 인권위 결정만 잘 나와도 피해자가 구제받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 일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성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장은 “만시지탄(다소 때가 늦어 안타깝다)이지만 강 PD가 원하는 조건을 회사가 수용했고 강 PD도 큰 폭으로 양보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