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는 고성와 욕설로 뒤덮혔다. 19일자 거의 모든 아침신문들이 이를 비난했다. 조선일보와 국민일보 등 보수신문들도 예외없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일보는 19일자 10면에 ‘빨갱이… 나가라, 욕설 넘친 TK 연설회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태극기 집회를 방불케 하는 극우 당원들의 과한 응원 탓에 축제가 돼야 할 전당대회가 자칫 분열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폄훼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된 김진태 의원 지지자들의 항의성 고함 탓에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김병준 위원장을 향해 “김병준 나가라”, “빨갱이” 같은 원색적 표현을 반복했다.

▲ 한국일보 10면
▲ 한국일보 10면

특히 이날 세 후보 가운데 마지막 연설을 한 황교안 후보는 TK의 정통 보수성향을 의식한 듯 그간 강조해온 ‘통합’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대신 “폭정”, “엉터리 경제정책”, “구걸 평화” 같은 거친 표현으로 현정부를 비판하며 “국민과 함께 끝장투쟁에 나서겠다”고 외쳤다.

조선일보 “2% 태극기부대가 전대 좌우해 당내서도 우려”

조선일보도 19일자 5면에 ‘한국당 전대 점령한 2% 태극기 부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자유한국당 전체 선거인단 37만여명 중에 신규 입당한 8000여명의 극소수가 “연설회마다 몰려다니며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선거인단의 27%(10만2000여명)가 몰린 TK지역 합동연설회 분위기마저 ‘태극기 부대’에 의해 좌지우지되자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고 한국당 내부 의견을 전했다.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자신에게 야유와 욕설을 퍼붓는 이들에게 “여러분이 김진태, 김진태 외칠 때 제가 속으로 어떤 생각 했는지 아는가? 그래 김진태 데리고 우리 당을 나가 달라.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라고 말했다. 물론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 조선일보 5면
▲ 조선일보 5면

김진태 “성주의 아들 진태” 경상도 사투리로 인사

국민일보도 19일자 8면엔 ‘××놈아, 빨갱이… 한국당 TK 연설회, 욕설·야유로 얼룩’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극성 당원·지지자들이 뱉은 야유와 욕설, 독선적인 주장으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대구경북 연설회를 “태극기 부대의 목소리 과시 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진태 후보는 다른 후보를 압도하는 환호 속에 첫 연사로 나서 “성주의 아들 진태 인사드리겠습니데이”라며 경상도 사투리로 인사했다.

▲ 국민일보 8면
▲ 국민일보 8면

경향신문은 19일자 6면에 ‘한국당 전대 역컨벤션 효과’라는 제목으로 이날 연설회장 모습을 전했다. 한겨레신문도 4면에 ‘태극기 부대가 휩쓴 한국당 연설회… 빨갱이, ××놈, 욕설 난무’라는 제목으로 대구경북 연설회를 보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