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은 23일 오후 2시께 목포 구도심 나전칠기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그간 논란이 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손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빅카드 발표는 없다’며 ‘국민들을 속이는 가짜뉴스 대신 라이브 방송으로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23일 아침 저널리즘으로 본 손혜원 보도와 탐사보도 팩트체크의 정석, 목포의 눈물을 집중 다뤘다. 변상욱 대기자는 “손혜원 의혹에 많은 시각과 층위의 해석이 쏟아졌고 여러 차원의 문제가 엮여 있다”며 언론 보도의 ‘전체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전체성은 상황 전체에 대한 모습을 조망하고 부분적으로는 세밀하게 알고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변상욱 기자는 손 의원 의혹을 어떻게 연결하여 풀어갈지 언론이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변 기자는 “목포 옛 시가지를 놓고 도시재생, 문화재지정, 박물관 건립, 목포 시민과 시민단체의 그간 노력, 지방정부의 개발정책, 손 의원의 노력, 주택 매입, 차명거래, 부동산실명제 위반, 이해충돌 등이 얽혔다”고 했다. 투기의혹에만 초점을 맞춘 SBS 첫 보도가 ‘전체성’ 면에서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손혜원 의원 측근의 수상한 건물 매입 유튜브 영상 갈무리
▲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손혜원 의원 측근의 수상한 건물 매입 유튜브 영상 갈무리
SBS가 손 의원 관련 첫 보도를 낸 지난 15일부터 23일 낮 12시까지 ‘투기 의혹’ 키워드를 가진 기사는 모두 4298건이었다. 반면에 도시재생, 문화재지정, 이해충돌 등의 기사는 이보다 훨씬 적었다. 실제 이해충돌 363건과 차명거래 322건, 도시재생 275건, 그 밖의 주제는 30건 미만으로 1000여건에 불과했다.

변 기자는 탐사보도 팩트체크에서 투기가 ‘맞다’ ‘아니다’로 판정하는 것은 맨 뒤에 배치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했다. 투기의혹보도 이후 제기되는 여러 문제와 반박을 SBS가 반영해 수정과 보안을 거치려면 판단을 최후로 미뤄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투기의혹이 있다고 판정을 내린 첫 보도가 나가고 손 의원의 반박이 이어졌지만 현재 SBS는 이를 재반박하는 증거자료를 못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변 기자는 취재원과 조사의 출처가 편중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SBS가 첫 보도를 내보내기 전 손혜원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손 의원을 집중 취재하지 않고 이로 인해 반박을 준비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탐사보도 취재는 짜임새가 완벽하게끔 허점이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변상욱 CBS 대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 변상욱 CBS 대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변 기자는 사건 주인공이 손 의원 등 정치인이 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목포 시민의 생존이나 발전이 중점적으로 실리지 못하는 것도 꼬집었다. 언론은 손 의원과 SBS 혹은 다른 국회의원의 대결에 초점을 맞춰 과잉보도한다는 거다. 종합적이고 진지한 접근, 공공성을 아우를 큰 틀의 보도를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보 23일자 ‘언론 가치와 취재 관행 돌이켜 보게 한 손혜원 보도’기사에 따르면 매체들이 게이트급 보도를 쏟으며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결국 취재원과 대결 양상으로 비화시키며 취재원을 굴복의 대상으로 본 건 아닌지 언론 스스로 되짚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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