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민방 CJB청주방송(대표 이두영)이 도내 한 기초자치단체장 자녀를 기자로 채용하자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가 “권언유착·공정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월 신입·경력기자 공개채용을 진행한 CJB청주방송은 이달 초 최종 합격자 2명을 채용했다. 채용된 둘 중 한 명이 박세복 현 영동군수의 아들 박아무개 기자다. 이들은 지난 21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 사진=CJB 8뉴스 갈무리
▲ 사진=CJB 8뉴스 갈무리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지부장 이상대)는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 “‘관언유착’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자체 홍보예산을 따내는 과정에서 언론기능이 마비된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지역 언론과 지자체의 밀접한 이해관계 속에서, 해당 지자체 홍보예산을 따내도 특혜 시비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해당 지자체 실정을 청주방송이 과연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가 기자들 사이에서 벌써 나온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채용 과정이 공정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회사가 이미 채용과정에서 해당 지원자가 박 군수 아들임을 알았고 지자체장과 경영진이 모르는 사이가 아니기에 회사 주장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회사는 노조가 채용 관련 자료를 열람·제공하는데 협조한다’는 단협에 따라 지난 21일부터 채용서류 열람을 요구했다. 회사는 자료 유출 및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거부 중이다.

사내 반발이 거센 배경엔 대주주·경영진이 보도 공정성을 훼손해왔단 불신이 깔려있다. 노조가 지난해 조합원 5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55명 중 4명(7%)만 보도 공정성과 독립성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부정적으로 답한 22명 중 10명은 ‘경영진의 부당한 압력’을, 8명은 ‘대주주 간섭’을 이유로 꼽았다. ‘외부기관 및 광고주 간섭’을 꼽은 직원도 6명이다.

충북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지자체 언론홍보비에 대한 지역언론의 높은 의존도를 경고했다. 민언련은 23일 성명서에서 “(지역언론의) 현직 자치단체장 자녀 기자 채용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역방송사 실질 광고주가 바로 지자체라는 엄연한 현실 때문”이라며 “자치단체마다 언론사별로 광고비와 문화·체육행사 보조금을 지급하하고 방송사들은 자치단체 축제 행사를 대행하며 프로그램 지원 명목으로 홍보 예산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CJB청주방송 관계자는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을 뽑았다면 문제가 되지만 공정한 경쟁 채용이었다. 논술도 블라인드로 평가했고 합격 등수 안에 들었기에 뽑았다”며 “의혹 제기 논리대로면 지자체장 자녀는 언론사 취업을 못한다. 오히려 자녀를 채용하면 오해 살 수 있으니 지자체와 같이 일하기 더 힘든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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