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유례없는 남북문화교류가 재개된 가운데 2019년 남북교류에서 방송을 비롯한 언론교류가 문화·체육·관광 등 다른 분야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물론 전제는 성공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며 온 겨레가 북남관계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해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남북정상은 판문점선언을 통해 교류와 접촉을 늘린다는 대목을 명시해 교류의 정치적 토대를 만들었고, 이후 레드벨벳 등이 참여한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 공연 봄이 온다’가 4월1일 평양에서 개최됐다. 조선중앙TV가 장비를 제공하고 MBC가 프로그램 제작과 편집을 맡았던 행사로, 지상파3사 중계 결과 751만 명이 공연을 시청했다. 당시 레드벨벳 공연, 남측공연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기념사진이 화젯거리였다. 방송사로서는 지속적인 교류에 목이 마를 수밖에 없는 상황.

▲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남측 공연단이 지난해 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연합뉴스
▲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남측 공연단이 지난해 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연합뉴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2019 남북 문화체육관광 교류 전망’ 간담회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방송을 중심으로 한 언론 분야 교류 사업이 의외로 다른 분야에 비해 빨리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영상자료 및 보도물 교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했던 경험이 있어서 복원적 성격이 있다”고 설명한 뒤 “언론사로서는 다양한 북한 영상자료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교류 논의가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보수 성향 종합편성채널에서 북한 영상자료를 제일 많이 쓰고 있다”며 “정파를 떠나 교류 필요성이 높은 분야”라고 덧붙였다.

국민적 관심사가 가장 높을 교류는 체육 분야에서의 ‘단일팀’이다. 올해는 오는 2월 세계남자 핸드볼선수권대회와 6월 여자월드컵 등이 예정되어 있다. 김두일 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류TF팀장은 “평창올림픽 때는 단일팀을 두고 여론이 분분했다. 훈련했던 선수들의 참가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서 올해는 2020 도쿄올림픽에 단일팀을 희망하는 종목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두일 팀장은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선수와 지도자의 동의를 거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짧게는 도쿄 단일팀, 멀리는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평창올림픽 이후 제일 먼저 북한에 갔던 스포츠가 농구였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 어떻게 하면 남북 단일팀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올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당시 언론프레임에 문제가 있었다. 단일팀이 아니면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지만 단일팀 조건으로 참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남측에) 유리한 일이었다”며 “언론보도를 통해 단일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안민석 남북문화체육협력특위 위원장(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한반도 관계가 진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운을 뗀 뒤 “지난 가을 평양에 두 번, 금강산에 한 번 다녀왔다. 올해는 문화체육협력특위가 봄에 집단 방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교수는 “북한은 교류·협력에 근본적으로 소극적이다. 문화적 이질화가 심화되어 있고 남쪽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교류가 많다. 국가보안법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한 뒤 “남북문화교류를 효과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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