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KT&G, 서울신문 사장교체를 지시한 정황이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선일보는 관련 사안을 1면에 다루며 적극 보도했다. ‘염호석 시신탈취 사건’에서 삼성이 경찰을 매수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는데 조중동은 의혹제기부터 수사결과까지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환영’한 반면 중앙일보는 실질적인 비핵화 이행이 없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가 KT&G 서울신문 사장교체 지시” 파문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는 29일 유튜브에 올린 12분32초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연임을 시도 중인 백복인) KT&G 사장 교체를 청와대에서 지시했다는 내용을 들었다”며 “또 차관 부속실에 관련 문건이 있어 언론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또 “청와대가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다”며 “청와대에서 지시한 것 중에서 KT&G 사장 교체 건은 잘 안 됐지만 서울신문 사장 건은 잘 해야 된다 이런 식의 말이 나오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KT&G 현황을 파악한 것으로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며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31일 대부분의 아침신문이 그의 유튜브 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를 통해 적극 보도했다.

▲ 31일 조선일보 3면.
▲ 31일 조선일보 3면.

정부는 기업은행을 통해 KT&G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 30.5%, KBS 8.1%의 지분을 보유해 서울신문 지분 38.6%를 갖고 있다. 폭로가 사실이라면 정부는 지분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의 경우 고광헌 사장이 청와대 낙하산이라는 점이 이미 드러난 사안이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과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는 고광헌 사장이 내정되자 청와대 낙하산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고광헌 사장은 청와대로부터 제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고 지난 4월 서울신문 독립성 확보방안을 각서로 쓴 후 사장에 올랐다.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더라도 언론사 사장 선임에 직접 관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이 서울신문 지배구조 개선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염호석 시신 탈취 경찰 연루, 조중동 ‘침묵’

2014년 노조 탄압에 반발해 파업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염호석씨의 시신탈취 사건에 경찰이 가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전직 경남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장 하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경찰서 전직 정보계장 김모씨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2014년 목숨을 끊은 염호석씨는 유족과 노조가 협의해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기로 했지만 경찰이 시신을 탈취해 화장했는데 이 과정에 경찰이 개입했다.

경찰은 가족장을 치르도록 부친을 설득하고 삼성의 합의금을 노조원 몰래 부친에게 전달했다. 또한 브로커에게 장례식장에서 노조원들이 시신 운구를 막고 있다고 허위로 신고하게 해 경찰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진압했다. 빼돌린 시신을 노조원 몰래 신속하게 화장하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 하씨와 김씨는 이 같은 행동의 대가로 삼성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 31일 경향신문 사설.
▲ 31일 경향신문 사설.

앞서 이들 외에 시신탈취 등 삼성 노조와해 공작 전반에 도움을 주고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전직 경찰청 정보관 김모씨는 지난 7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관철하기 위해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물론 공권력까지 매수하는 심각성을 드러낸다. 노조에서 경찰과 유착 의혹을 제기해온 상황에서 지난 7월 김모씨가 구속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경찰은 지난 8월 진상조사를 시작했고 또 다른 경찰의 개입이 드러났다.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내일신문은 관련 소식을 다뤄왔지만 조중동에서는 관련 기사가 1건도 없었다. 조선일보는 삼성사측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공작 관련 수사가 ‘과도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정은 깜짝친서, 의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이틀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다.

▲ 31일 한겨레 보도.
▲ 31일 한겨레 보도.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해줬다. 새해에 다시 만나길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친서를 사설로도 다루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겨레는 “교착 국면에도 불구하고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평양 남북 정상선언으로 이어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기조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경향신문은 “남북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 획기적 관계 진전을 이뤄낸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유종의 미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사설에 다루지 않았으며 중앙일보는 “김정은 친서 반갑지만 필요한 건 실질적 비핵화”라며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중앙일보는 “남북 정상 간 소통이 이어져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김정은이 자신의 말 그대로 주민들의 행복을 원한다면 당장 비핵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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