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지비에스 말라위(GBS Malawi)’라는 언론사가 있다.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사이에 위치한 국가 말라위의 릴롱궤에 위치한 지상파TV로 2015년 설립됐으며 한글사용비중은 15%다. 이곳은 단 두곳에 불과한 아프리카 재외동포언론사 중 하나다.
한국의 재외동포 수는 2017년 기준 743만 명이다. 그러나 재외동포들의 소식을 전하는 재외동포언론 실태조사는 부족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재외동포언론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재외동포 언론사 336곳이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3.5%로 가장 많았고, 중국 9.8%, 캐나다 9.3%, 뉴질랜드 5.7%, 호주 5.2% 순이었다. 인터넷신문의 경우 북미에 49%가 몰려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재외동포언론사 193개곳 가운데 1990년 이전에 설립된 곳은 14.5%였고 2000년~2009년 설립된 곳이 39.4%로 가장 많았다. 2010년 이후 설립된 곳은 21.2%였다. 인쇄매체의 경우 55.4%가 주간으로 발행되며 일간발행은 14.9%에 불과했으며 87.6%가 무료로 배포됐다. 자사 소속 기자가 생산하는 기사는 전체 기사의 44.7%였으며 한국 언론사 콘텐츠가 27.7%, 외부 기고가 12.5% 순이었다.
방송매체는 라디오(46.9%)가 가장 많았다. 케이블TV는 44.9%, 지상파TV는 28.6%(복수응답)로 나타났다. 방송하고 있는 한국방송사(복수응답)는 KBS 39.3%, MBC 32.1%, JTBC 28.6% 순이었다.
해당 보고서는 대륙별 8개 지역의 17개 국가에서 발행되는 19개 신문 전체 지면의 총 4418건의 기사를 분석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기사 주제는 문화·여가(23%)가 가장 많았고 경제(17%), 사회(15%) 분야가 뒤를 이었다. 또한 전체 기사에서 기자 이름이 제시되지 않은 기사가 2495건(56%)으로 실명 기사보다 많았다. 이는 다른 매체의 기사를 인용한 기사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외동포언론에 게재된 광고 유형에선 ‘현지 동포 기업 광고’(54%)가 가장 비중이 높았다.
재외동포언론사는 점점 영세해지고, 기사의 질이 떨어지며 동포와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호주의 한 재외동포 언론인은 “이곳 사람들도 구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니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석 텍사스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인 동포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고국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인터넷사이트에서는 뉴스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으로 동포신문이 전하는 지역과 고국 소식을 접한다”며 “디지털 시대는 이주민 언론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지적했다.
호주의 한 재외동포언론인은 재외동포언론이 “한인 커뮤니티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커뮤니티의 팩트를 체크하고, 커뮤니티의 의견을 표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언론사는 재외동포언론사와의 협업으로 국제기사에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언론재단 조사분석팀은 재외동포들을 위해, 또는 재외동포들의 여론을 한국정부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이 재외동포 언론인 재교육이나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해 기자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