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 방용훈(66) 코리아나호텔 사장에 이어 차남 방정오(40)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도 13일 검찰에 출석해 ‘장자연 사건’ 관련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 대검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원래 방 전 대표를 지난 12일 불러 비공개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면서 방 전무가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경향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방 전 대표를 다시 부른 대검 조사단은 그에게 △2008년 10월28일 고 장자연씨와 가진 술자리 성격 △방 전 대표가 장씨와 자주 통화한 이유 △2009년 경찰 수사 당시 조선일보 측이 방 전 대표와 장씨의 통화내역을 삭제하라고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JTBC는 “이 사건을 재조사해온 진상조사단은 방 전 대표가 장씨와 여러 차례 만났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장씨와 함께 생활했던 최측근 이모씨도 ‘장씨와 방 전 대표가 자주 만나는 사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사진=TV조선
▲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사진=TV조선
전직 조선일보 관계자 A씨도 “나중에 조선일보 후배 기자로부터 ‘2009년 수사 때 장자연과 방정오의 통화내역을 빼내느라 힘들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대검 조사단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 10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2009년 ‘장자연 리스트’ 사건 수사 당시 경찰이 장씨의 통신기록에 등장하는 5만건가량을 분석하고도 전체 기록을 검찰에 송치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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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찰 조사에서 방 전 대표는 ‘2008년 10월 장씨가 있던 술자리에 잠시 참석한 것은 맞지만, 이후 장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방 전 대표는 지난 7월 “대검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조선일보 방 사장의 아들’(방정오)과 장씨가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KBS 보도 후에도 “나는 장씨와 단 한 번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방 전 대표는 “이날(10월28일) 밤 지인의 전화를 받고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고 장자연씨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먼저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그날 이전이나 이후에 고 장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12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12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지난 2009년 참고인 신분이었던 방 전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아는 지인들과 모임이 있어 간 술자리에서 장자연을 본 기억이 없다”며 “내가 만약 그 자리에서 (장자연을) 봤다면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고, 김종승(장자연 소속사 대표)이 데리고 왔다고 하면 인사를 시켰을 텐데 인사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방 전 대표가 지인들과 만난 곳은 서울 청담동에 있는 한 호텔 지하 유흥주점이었고, 이 자리에는 김종승 대표와 장자연도 합석했다. 그리고 이날은 장씨의 로드매니저가 “그날 주점 밖에서 늦은 시간까지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장자연이 차에 와서 누군가와 통화했고 어머니 기일이라면서 울다가 다시 주점으로 내려갔다”고 진술했던 날이다.

반면 김종승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방정오에게 우리 기획사 신인 배우라고 소개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방정오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부터 알던 사이고, 한국에 귀국해서도 조선일보 계열사 잡지회사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만나지 못하다 당일 술자리에서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대검 조사단은 과거사위 활동기한이 이달 종료를 앞둔 관계로 방 전 대표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조사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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