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5일 오후 첫 검찰 조사를 받은 방용훈(66)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자신이 지난 2008년 가을 당시 신인 배우였던 고 장자연씨를 만났다는 언론 보도는 잘못됐다며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용훈 사장은 방상훈(70)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이다. 방 사장 측 변호인인 이상욱 변호사(법무법인 영진)는 이날 저녁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 몇몇 인사들과 참석한 모임에서 장씨가 동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다”며 “방 사장은 금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 대검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방 사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대검 조사단은 방 사장에게 신인배우였던 고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숨지기 전 2008년 가을 장씨를 만났는지, 만남의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MBC는 대검 조사단이 장씨가 2008년 가을 방용훈 사장을 만난 술자리에 박문덕(68) 하이트진로 회장과 권재진(65) 전 법무부 장관도 함께 있었다는 참석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권재진이 ‘장자연 리스트’ 방용훈 도왔다는 말 들었다”]

▲ 지난 7월31일 방송된 MBC PD수첩 ‘고(故) 장자연’ 편 2부 방송 중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사진이 나오는 장면.
지난 7월31일 방송된 MBC PD수첩 ‘고(故) 장자연’ 편 2부 방송 중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사진이 나오는 장면.
지금까지 드러난 검·경 수사기록과 관련자들 증언에 따르면 장씨와 방용훈 사장이 처음 만난 건 2007년 10월이다. 방 사장도 이 시점에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여러 고위 인사들과 함께 장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금까지 “식사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 장씨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고, 소개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포츠조선 전 사장 A씨도 대검 조사단에 “2008년 9월 방용훈 사장과 장씨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고, 장씨와 같은 소속사 동료 배우였던 윤아무개씨 역시 방 사장을 ‘밤에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하면서 조사단은 방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방 사장은 지난 5월에도 변호인을 통해 미디어오늘과 KBS 등에 공문을 보내어 “향후 유사한 보도로 방 사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재발하는 경우, 방 사장은 해당 언론사에 대한 일체의 법률적인 조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음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단독] 방용훈 “장자연과 밥 먹었지만 누군지 몰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