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해외 공동 사진전이 열리기도 전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장소 후원 기관의 통보를 받고서 장소가 급히 변경됐다.

인터넷 매체 민플러스와 조선육일오편집사(북측 우리민족끼리 콘텐츠 관리), 조선신보사(조총련 중앙 기관지)는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최로 공동사진전을 열기로 했다. 한반도 평화와 민족번영을 위한 문화교류 차원에서 기획된 사진전은 올해 6월부터 논의한 끝에 3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역사에서 열기로 했다.

재미동포나 사진작가들이 평양이나 중국 국경에서 북한을 찍은 사진을 전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북한측 단체인 조선육일오편집사와 조선신보사가 북한을 찍은 사진을 서울에서 전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주최 측은 북한 측으로부터 받은 사진의 국내 반입 신고를 하고, 조선신보 관계자를 초청하면서 통일부에 접촉 승인까지 받았다.

순조롭게 진행된 행사에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달 30일 후원 기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으면서다. 공동사진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 평양의 일생을 담은 108장의 사진을 서울역사 3층에서 3일부터 15일까지 공개 전시하는데 한국철도공사는 사진전 장소를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장소 제공이 어렵다며 후원을 철회했다.

▲ "평앙이 온다" 사진전 포스터. 3일부터 5일까지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장소 / 일정 변경)
▲ "평앙이 온다" 사진전 포스터. 3일부터 5일까지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장소 / 일정 변경)

장소 협조를 위한 당국의 공문이 접수되지 않았고, 서울역사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우발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서울역사에서 사진전이 열리면 이에 반대하는 보수세력이 몰려와 행사를 방해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최 측은 장소와 일정을 급히 변경했다. 장소는 종교(천도교)시설인 종로구 수운회관으로 변경됐고, 일정 역시 3일부터 5일까지 대폭 줄었다.

주최 측은 남·북·해외 단체가 모여 공동 사진전을 여는 것은 한반도 평화 시대를 상징하는 의미있는 교류이고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염원의 뜻에서 사진전 장소를 서울역사로 정했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로부터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혹여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어 보인다.

이번 사진전에는 공동주관사인 조선신보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조선신보사는 3일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와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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