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디어오늘과 MBC가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가족의 사택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과 갑질을 보도한 후 28일 더불어민주당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여러 범죄 혐의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16일 이 사건이 알려진 뒤 12일 만에 정치권이 관련 논평을 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긴 조선일보 방정오 자녀의 폭언 파일로 알려진 방씨 일가의 갑질 행태와 관련 사안 일체가 방정오 대표의 사퇴로 묻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자녀 가정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이 핵심이 아니다. 진정한 핵심은 언론사주가 언론사를 사유화했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여러 갑질 행태에 더해 각종 횡령과 배임이 자행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앞서 한진 일가의 수백억원대의 각종 횡령과 배임 역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회항’ 사건으로 촉발됐음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메이저 족벌 언론 사주의 갑질과 불법 행위 등은 다른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사진=TV조선
▲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사진=TV조선
앞서 방 전무는 21일 미디어오늘 보도 후 하루 만인 22일 대국민 사과문 형식의 입장문을 내고 “내 자식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한다.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나를 꾸짖어 달다”며 “운전 기사분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다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책임을 통감하며 TV조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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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 전무는 회삿돈으로 업무 외 목적의 가족 사택기사를 채용하고 월급을 준 점에는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방 전무 측 법률대리인은 “방 전무가 몇 년째 사적인 일로 부려먹었다면 당연히 배임·횡령의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임시방편으로 쓰고 정산한 것으로 알아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방 전무 딸에게 폭언과 인격 모욕을 당하고 해고된 운전기사 김아무개(57)씨 전에도 방 전무 부인과 두 아이를 수행한 복수의 사택기사들 역시 회사에서 월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방 전무의 배임·횡령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재정 대변인은 “수사기관은 우리 사회의 무너진 정의와 타락한 기업윤리를 되세우기 위해서라도 조선일보 사주일가에 대한 횡령 및 배임 혐의 등 형사적 범죄사실에 대해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민생경제연구소(안진걸 소장)은 내주 초 방 전무와 김영수 디지틀조선 대표이사 등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진걸 소장은 조선일보 고위급 간부의 청탁으로 양승태 사법부가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고발할 방침이다.

안 소장은 “방정오 전무의 사퇴로 그칠 일이 아니다. 방씨 일가가 재판에 개입한 의혹, 방상훈 사장의 사돈인 이인수 전 수원대 총장의 형사사건을 법원행정처가 관리한 내용, 운전기사에게 갑질하고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방 전무 가족의 사택기사로 일하다 해고된 김씨는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서를 제출하고 29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도 방 전무 등을 체불임금 미지급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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