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에선 신뢰할 정보부터 조작된 정보까지, 모두 똑같이 취급된다.”

미디어분석 전문기자이자 미디어교육 교사인 빈센트 코콰즈는 지난 22일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서울 전국은행연합회 건물에서 주최한 미디어 교육 컨퍼런스에 참석해 소셜 네트워크 환경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발제문을 통해 ”아이들은 어떻게 정보의 출처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떻게 뉴스의 진위를 확인해야 하는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미디어교육기구인 끌레미가 선보인 새로운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인 데클릭 크리틱크(Declic Critique)를 소개했다.

▲ 프랑스 끌레미 사이트 내 데클릭 크리틱크 화면. 위 사진은 플라스틸 쌀 논란과 관련해 학생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 아래는 영상 리스트(사이트 번역 설정 적용).
▲ 프랑스 끌레미 사이트 내 데클릭 크리틱크 화면. 위 사진은 플라스틸 쌀 논란과 관련해 학생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 아래는 영상 리스트(사이트 번역 설정 적용).

비판적 사고를 여는 시동장치라는 의미의 이 교육 프로그램은 허위정보와 출처확인, 미디어의 성차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소재로 다룬다. 어떻게 소셜네트워크에 올라온 영상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을까? 어떻게 유튜브의 숨겨진 광고를 찾아낼 수 있을가? 풍자 정보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에게 해당 정보의 작성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진위를 구분했는지, 출처를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등을 묻고 답하는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려 교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끌레미는 최근 교육 대상도 확대했다. 빈센트 코콰즈는 “몇 년 전, 우리는 오직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교육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됐다. 바로 부모”라며 “부모는 집에서 규칙을 정하는 사람이며 아이들의 행동 모델이 된다. 또한 부모는 아이들이 미디어와 정보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끌레미는 2016년 전국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부모를 위한 가이드를 발간했다. 가이드는 △어떻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는가 △어떻게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가 △ 어떻게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보는 시간을 조절하는가 △어떻게 아이들을 폭력적인 내용으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어떻게 부모로서 참여할 것인가 등으로 나뉜다.

언론인의 역할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문화부 지원으로 기자들이 지역사회의 미디어 교육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인 journalist-in-residence를 시작했다. 빈센트 코콰즈는 “3~4달 동안 한 명의 기자가 한 도시에서 생활하며 아이와 부모에게 정보와 저널리즘에 대한 도움을 준다. 기자는 지역 미디어를 만들거나 기존 미디어를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지난 22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 건물에서 열린 시청자미디어재단 미디어 교육 컨퍼런스. 왼쪽에서 두번째가 빈센트 코콰즈.
▲ 지난 22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 건물에서 열린 시청자미디어재단 미디어 교육 컨퍼런스. 왼쪽에서 두번째가 빈센트 코콰즈.

그는 2년 동안 크레이(Creil)라는 도시에 거주하면서 주변의 낙후된 지역의 교사들과 협력했다. 그는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도와 허위정보에 맞서는 학교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도 미디어 교육이 변화해선 안 되는 점도 있다. 빈센트 코콰즈는 “미디어의 환경이 빠르고 크게 변해도 비판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은 여전히 기본”이라고 말했다.

‘전통 미디어’의 중요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기성 미디어가 아닌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만 이어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는 TV이고, 부모 역시 전통 미디어를 즐겨보며 영향을 미쳐서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가 완전히 전통미디어를 대체한 건 아니다”라며 “새로운 미디어를 고려해야 하지만 동시에 전통적인 미디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참고자료: 계간 미디어 리티러시 프랑스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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