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자 최종 3인에 오른 이정옥 후보는 지난해 공정방송 파업 이후 KBS가 진정 달라졌는지 되물었다. 이 후보는 27일 KBS 별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지금 여러분은 KBS의 변화를 느끼고 있느냐, 뉴스를 신뢰할 수 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보고 계시느냐”고 반문했다. 양승동 현 사장 체제가 무너진 KBS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부터 142일간 공정방송을 쟁취하기 위한 파업을 했고 새 역사를 쓴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며 “지난 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반성하며 시청자를 위해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들 여건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KBS의 성적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27일 KBS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KBS가 신뢰도 영향력에서 모두 성적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27일 KBS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KBS가 신뢰도 영향력에서 모두 성적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시사저널이 조사한 자료를 인용했다. 해당 조사를 보면 KBS는 지난해보다 신뢰도가 4%p, 영향력이 3.4%p 떨어졌다. 이 후보는 “KBS가 신뢰도 2위를 차지했는데 3위인 한겨레와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5%p 차이였는데 올해는 0.9%p 차이로 사실상 순위도 의미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에는 KBS와 네이버의 격차가 8%p였는데 올해는 1%p로 근접했다”며 “장기파업의 혹독한 대가를 치렀는데 신뢰도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KBS가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했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KBS가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했다.

시청률 성적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최근 6개월간 9시 뉴스 시청률이 15% 밑으로 떨어져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뉴스는 신뢰도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KBS 신뢰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며 “KBS 1TV와 2TV 모두 시청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파업 이후 제작자율성을 확보했을지 몰라도 자율성이 시민의 가치와 부합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시청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정기 여론조사를 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사장이 될 경우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특정 파벌에 치우친 인사로 균형을 잃었다면 앞으로 공평 정책을 펴겠다”며 “최근 언론노조 KBS본부 조사에서도 징계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47%였다. 적폐청산은 철저하게 하되 상처는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투명과 책임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임원회의 의제를 사내망에 공개해 모든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외부에는 정보공개제도를 활성화하겠다”며 “비판받을 일이 있거나 오보를 내면 책임자가 즉시 직접 나와서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더 진정성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KBS가 올해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 이정옥 KBS 사장 후보자는 KBS가 올해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수익구조 방안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현재 545만대 수상기에서 수신료를 징수하지 못하고 있는데 유료방송 사업자와 정보를 공유해 누락자를 찾아 추가 징수할 수 있다고 봤다. 이 후보에 따르면 절반만 징수해도 현재 KBS의 재정적자를 만회할 수 있다. 

이 후보는 “KBS가 2016년 248억원 흑자, 지난해 564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8월 현재 441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연말까지 10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며 “부서별 비용이 지속 증가하는 등 자체절감 노력이 부족한 만큼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0여명의 시민자문단은 이날 3인 후보의 정책발표회를 보고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비전과 철학 △방송의 공공성·독립성·신뢰성 강화방안 △경영능력과 리더십 △도덕성 등 4가지 심사기준으로 평가한다. KBS이사회는 시민자문단의 평가를 오는 31일 열리는 이사회 최종면접과 함께 반영해 최종 사장 후보자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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