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드라마본부 분사를 추진키로 한 가운데 SBS 노조가 “10·13 합의의 온전한 이행은 뒷전으로 미룬 채 분사 자체에만 열을 올리는 사측 모습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SBS 노사는 지난해 10월13일 ‘수익구조 정상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노사가 별도 협의해 정한다’고 합의했다. 핵심은 SBS의 콘텐츠 수익이 자회사로 흐르는 걸 막겠다는 방안이다. 향후 콘텐츠 시장 변화에 대응해 지주회사 체제에서 갈라졌던 기능을 SBS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 SBS본부)는 10일 노보를 내고 “합의 이행이 계속 지연돼 기존의 문제적 지주회사 체제의 사업구조가 온존할 경우 분사 이후 SBS는 드라마 콘텐츠 유통과 제작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분사 회사와 홀딩스 내 타 계열사는 SBS를 배제한 직접 거래로 이익을 챙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럴 경우 SBS의 큰 수익원 중 하나인 드라마 부문을 떼어내 주주 배만 불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SBS사옥.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SBS사옥.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SBS본부는 지난해 분사 논의가 나왔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거 SBS뉴스텍·아트텍 분사 과정에서도 사내 갈등 속 구성원의 임금과 노동조건 하락 등으로 내홍을 겪은 적이 있고, SBS가 지상파 채널 관리자로 위상이 낮아지고 소위 ‘돈 되는 사업’은 SBS 바깥에 존재하게 되어서다. 따라서 노조는 SBS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만든 콘텐츠가 SBS에 재투자되는 구조를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SBS본부는 “이런 난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이 와중에 외부투자 유치를 거론하거나, 분사하면 타 경쟁사의 예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선동하는 일부 책임자들과 간부들의 경거망동은 자신들의 노후대책을 위해 분사를 추진한다는 일각의 불신만 키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들을 분사논의 과정에서 배제하고 분사 이후 경영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BS는 이달 중순부터 추진단을 구성해 드라마 분사를 준비한다. SBS본부는 “거래구조와 경영모델 설계를 포함해 전 과정에서 SBS와 조합원의 이해를 침해하는 단 하나의 티끌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앞서 제시한 우려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분연히 분사 저지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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