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한국 정부의 일본 해상자위대 욱일기 게양 자제 요청을 거절하자 일본 극우매체 산케이신문이 “일보 전진했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은 욱일기 게양 자제 요청을 트집잡기라고 비난하면서 그동안 일본이 한국을 지나치게 존중해왔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이웃나라라도 친구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의 반성없는 태도에 일본의 일부 언론마저 피해당사국을 자극하고 갈등을 부추겨 잘못된 여론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일자 고정칼럼 산케이초(産経抄)에서 인간관계를 다룬 일본 베스트셀러의 내용을 들어 ‘자신을 백 퍼센트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며, ‘사람은 아무리 친해져도 타인’이라는 의식을 전제로 신뢰감을 조성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국가 간 관계도 마찬가지”라며 “전후 일본은 전시에 대한 반성이 지나쳐 상대를 너무 존중해왔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은 “그런 점에서 자위함에 게양되는 욱일기에 트집을 잡은 한국의 자숙 요청을 방위성이 곧바로 거절한 것은 일보 전진”이라며 “이웃 나라라 해서 친구일 필요는 없다. 외교는 국익을 중시하는 성인들의 교제였으면 좋겠다. 외교는 국익을 중시하는 어른스러운 관계맺음이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 4일 진수식을 했다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최신 잠수함에도 욱일기 문양이 보인다. 사진=산케이신문 온라인뉴스 갈무리
▲ 4일 진수식을 했다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최신 잠수함에도 욱일기 문양이 보인다. 사진=산케이신문 온라인뉴스 갈무리
앞서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우리 국방부 등의 자국 국기 게양 요구에 “비상식적 요구”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이를 두고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경제적인 대국일진 몰라도 문화·역사적 후진국임을 입증한다”며 “독일은 2차대전 패전을 인정한 반면, 일본은 아직도 종전이라고 주장한다”라고 비판했다.

일본 언론도 이같이 평가하는 것을 두고 안 의원은 “관함식에는 해군이 자국의 국기(일장기)를 다는 게 상례이고, 그것이 상대 나라에 대한 예의”라고 반박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 같은 보도를 두고 “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로 일본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 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고 관련 사항에 의견을 교환했지만 상세내용에는 언급을 자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일본 산케이신문이 지난 1일 산케이초라는 고정칼럼을 통해 우리 정부의 욱일기 게양 자제요청을 거부한 일본 방위성에 일보 전진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산케이신문 온라인 갈무리
▲ 일본 산케이신문이 지난 1일 산케이초라는 고정칼럼을 통해 우리 정부의 욱일기 게양 자제요청을 거부한 일본 방위성에 일보 전진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산케이신문 온라인 갈무리
▲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사진=안규백 블로그
▲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사진=안규백 블로그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