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 마지막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 등 청와대 인사방침에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이날 오후 박성중 한국당 의원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선 종교와 지역 관련 거친 표현들이 여과 없이 다수 등장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도 지나치다는 유감 표명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임명된 유은혜 신임 장관을 불러내면서 “유은혜 의원 나오라”고 말했다가 여당 의원들의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박 의원은 유 장관을 “내 개인적으론 아직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부끄럽지 않으냐”고 나무랐다. 유 장관은 “내게 부족함이 있는 건 더 경청하고 성찰하겠으나 법적, 도덕적 양심을 걸고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당당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박 의원은 유 장관에게 자녀 초등학교 입학 당시 위장전입의 해명을 요구하며 “현재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유 장관이 “고등학교 때부터 가톨릭이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자기 종교는 천주굔데 성공회 신부의 집에 위장전입 했다는 건 편의를 위해서 신앙을 판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위장전입과) 종교를 결부시키는 건 과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성공회는 내 딸 친구 아버지인 신부님이 살고 있던 사택이었기 때문에 종교와 관계없이 딸 친구의 집에 전입했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은 “여야 협치의 최대 장애물로 보이는데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는 박 의원의 물음엔 “이제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명된 일을 더는 논란이 벌어지지 않게 이제 좀 마무리를 져야 할 때라 생각한다. 국민이 우려하고 지적해준 바는 교육정책을 통해 충분히 정책적 성과로 평가받고 싶다”고 답했다. 끝으로 유 장관은 “(박 의원이) 과도하게 단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이낙연 총리를 향해 현 정부의 일자리 예산과 최저임금 인상 관련 자영업자 지원금, 임기 내 공무원 증원, 북한 인프라 구축 예산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야당과 대화를 단절하고 정부 예산을 국민 돈이 아닌 자기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쯤 되면 세금도둑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또 박 의원은 최근 인기리에 끝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를 언급하며 “거기 나라를 팔아먹는 을사오적이 등장한다. 올해는 2018년 무술년이다. 현재 국민 혈세를 무조건 쓰고 보자는, 그래서 나라를 거덜 낼 수 있는 ‘미스터 문샤인’, 정부 판 ‘무술오적’이 청와대와 이 자리에도 앉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현 정부가 ‘세금도둑’ 아니냐는 비판엔 “과한 말이라 생각한다. 엄정하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에는 “감사원에 전수감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놓고 말해 달라.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박 의원은 이 총리에게 청와대와 정부, 서울시 등에 호남 출신 인사가 너무 많아 탕평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호남권 공무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관을 상대로 한 분들 모두 ‘지역에 따라 흐른다’, ‘호남특별시가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총리는 “내가 차관급 인사할 때 보니 각 부처 1급 공무원 중 호남 쪽 인사가 잔뜩 적체돼 있어 내부 승진하다 보니 어쩔 수 없던 점도 있었다”며 설명했다. 이 총리는 서울시 인사와 관련해선 “서울시장을 경험한 전직 대통령(이명박)이 서울시장 했을 때 서울시 국감을 내가 간 적이 있다. 시장이 직접 주재한 회의에 참석하는 간부 25명 중 호남은 한 명도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며 “지금 상태가 정상이다.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최근 10~20년 이전의 불균형에 대해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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