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장 눈에 띠는 합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다. 3차 정상회담에 이어 4차 정상회담을 의미하고 올해 안에 성사된다면 한 해에 남북정상이 4번나 만나는 셈이다.

서울 답방은 김정은 위원장이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70년 분단 역사로 보면 남북의 적대 관계를 완전히 해소시키는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 최고 지도자를 서울 거리에서 보는 것만으로 전 세계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서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와서 남북미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의미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연다는 그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면서 “저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답방이 성사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1 체육관에서 15만 명의 북한 주민 앞에서 연설했던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일반 대중에게 연설할 여지가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을 답방하면 그 기간 동안 종전선언을 추진할 구상이 있는냐’는 질문에도 “가급적 종전선언은 저는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상황과 조건만 맞아 떨어지면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 종전선언을 할 좋은 기회라는 얘기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이어 남북 정상이 워싱턴을 방문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발표한 성명을 보면 북미 간의 입장 차이가 과거보다 좁혀진 느낌을 주지만, 북미 간에는 여전히 현저한 입장 차이가 존재하므로 한국정부는 앞으로 북미 직접 대화보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 관계 정상화 문제의 시간표에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서울 방문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 답방 약속은 평양공동선언 발표 시에도 가장 놀라운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서울 답방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선언을 발표하기 직전에 합의해 막판까지 문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모두 서울 답방이 갖는 파급력을 알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평양공동선언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라고 돼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서울 답방이 대통령이 평양에 가기 전 실무 차원에서 어느 정도 조율된 것인지, 양 정상 회동에서 나와 결정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답방은 두 분 정상이 그날 기자회견 하기 전에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더 말씀 드리면 그 문구까지도 그때 수정되고 확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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