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자가 자신의 아이가 소속된 학교의 방과 후 활동 내용을 보도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지면에는 ㄱ기자가 쓴 학교 방과 후 활동 소식과 함께 ㄱ기자 자제인 A씨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렸다. 

학교 일각에서는 자식의 대학 진학을 위한 홍보 보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ㄱ기자와 학교 측은 이와 같은 주장이 확대·과잉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ㄱ기자는 지난 6월 인천 소재의 B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방과 후 활동 일환으로 전자의수(義手·손이 없는 사람에게 인공으로 만들어 붙이는 손)를 만들어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에게 전달했다는 미담을 보도했다. 

기사 본문에는 방과 후 활동을 했던 일부 학생과 지도 교사들의 실명이 등장하지만 A씨 실명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학생 10여명이 함께 찍은 기사 본문 사진에는 A씨가 있다.

ㄱ기자는 지난 2016년에도 B 고등학교가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인천에서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보도를 했다. 작년에는 B 고등학교 교사가 고3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기사화했다.

ㄱ기자는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이가 그 학교에 다니는 것은 맞지만 관련 보도를 한 것은 내가 (B학교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학교는 국내의 한 공사가 설립했다.

ㄱ기자는 “공사가 운영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다니지 않을 때도 기사를 썼던 것”이라며 “(기사 본문에) 아이를 등장시켰다면 문제지만 방과 후 활동을 주도한 다른 학생 실명이 들어갔다. 사진 역시 프리랜서 기자가 찍은 것이다. 사진 기자에게 어떻게 찍으라마라 지시한 적 없다”고 말했다.

ㄱ기자는 ‘자식의 진학을 위한 보도가 아니냐’는 의혹에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만약 사심을 넣으려 했다면 아이 이름을 (기사 본문에) 넣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겠느냐”고 해명했다. ㄱ기자와 학교 측에 따르면, 보도는 학교에서 먼저 요청했다. 

기사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B학교의 한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활동을 시작해 계속 (전자의수 관련) 연구를 진행했고 의수 제작 희망자를 어렵게 섭외한 뒤 전자의수를 전달하게 된 것”이라며 “3년 동안의 연구 결실이 기사화됐으면 좋겠다 싶어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ㄱ기자의 아이 A씨를 위한 홍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그렇게 해석할 여지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학교 입장에서 그 아이를 홍보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기자 분도 본인이 취재했다는 걸 ‘아이에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셨다. 학생 본인도 아버지가 취재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사는 학생 A씨를 “이 프로젝트가 와해될 수 있었는데 아이들을 독려하는 등 이 활동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학생”이라고 설명한 뒤 “나타난 현상만 보면 학부모님들 입장에서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보도를 통해 지난 3년 활동을 더 알릴 수 있고, 전자의수 제작 지원을 받고자 하는 분들을 섭외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에는 “회원(기자)은 본인 또는 취재원의 개인적인 목적에 영합하는 취재 보도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회원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의 취재 및 보도활동에 있어서 취재원에 대해 형평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보도 윤리 규정은 기자 자신의 아이가 등장하는 보도(사진)가 이처럼 논란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6일 미디어오늘 온라인 보도(“학교 방과후 활동 기사에 등장한 ‘기자의 자녀’”) 이후 B학교 측은 이날 오후 10시경 방과 후 활동에 “특정 개인을 위한 편향된 교육 활동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지도했던 선생님들 입장에서 보면 지난 3년 간 정말 순수하게 학생들과 신체가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사교육 등 측면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지역으로, 전자의수 제작 활동 이외에도 여러 방과 후 활동이 있다”며 “학생들을 공정하게 선발했고 선발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2~3번씩 기회를 줬다. 특정 개인을 위한 편향된 교육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 기사수정 : 2018년 8월6일 오후 10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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