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 소속 교단지 기독교타임즈에서 편집권 침해 등으로 사측과 다투다 해고당한 기자들이 모두 복직했다.

감리회(감독회장 직무대행 이철)는 27일 “정원희·김준수 기자를 25일자로 원직으로 복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감리회가 지난 4월 기자 2명의 해고 등을 취소하고 부당징계·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한 화해결정에 근거한 조치다. 앞서 신동명·김목화 기자는 19일자로 원직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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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은 27일 복직을 환영했다. 언론노조는 “신동명 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장을 비롯해 부당인사 피해를 본 조합원의 전원 현장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하루 빨리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 내부구조를 갖춰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직하게 해 나가는 기독교타임즈가 돼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 기독교타임즈 로고
▲ 기독교타임즈 로고

언론노조는 기독교타임즈분회의 투쟁 과정을 되짚었다. 지난 2011년 2월8일 기독교타임즈 소속 언론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어 공정보도를 위해 투쟁해왔다.

언론노조는 “기독교타임즈분회는 이후 각종 불합리한 일을 폭로했고 가시밭과 같은 힘든 투쟁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며 “장기간 임금 체불, 수직적 구조 속에서 비밀리에 벌어진 사적인 경영 행태, 기자 구타 사건, 욕설 등 인격 모독, 성차별 및 성희롱 발언, 교단의 감사를 방해하는 행태, 사내 CCTV 설치 논란, 낙하산 이사 선임 문제 등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단 내 선거를 앞두고 언론을 도구화하려는 세력과 각종 이권 개입 문제에 대한 침묵 강요는 모든 언론노동자를 분노케했다”며 “분회는 교단 내 권력형 비리와 금권 선거에 대한 탐사보도를 내보냈고 폐간을 비롯한 각종 협박 속에서도 조합원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고 했다.

당분간 기독교타임즈분회는 사내 정비 작업에 집중한다.

감리회가 두 기자 복직 이후 송윤면 기독교타임즈 사장을 대기발령·직위해제하고, 장현구 편집국장 서리의 임명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들은 복직한 기자들을 배제한 채 오는 28일자(995호) 신문을 만들었다. 복직한 기자들은 해당 신문을 “권한 없는 이들이 제작한 불법 신문”이라고 비판했다.

기독교타임즈와 감리회 내부에는 여전히 기자들의 복직을 반기지 않는 이들이 있다. 오는 28일자 기독교타임즈 1면에는 기독교타임즈 이사 명의로 “신동명 등 기자에 대한 징계는 본부 징계위원회의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문이 실렸고, 3면에는 송 사장이 자신의 비위사실을 지적한 감리회 감사를 ‘부당한 표적감사’로 규정하며 불복하는 내용의 입장문이 실렸다.

이런 가운데 복직한 기자들의 임금이 체불됐다. 사내에선 최근 복직한 신동명·김목화 기자만 7월 임금을 받지 못했다. 감리회가 부당징계를 인정한 만큼 감리회는 지난 4월 해고된 4명의 기자와 정직당했던 1명의 기자의 임금상당액을 보전할 의무가 있다.

언론노조는 “조합원들의 투쟁이 마침내 원직 복직 쟁취란 결실을 이뤘지만 이는 개혁의 시작일 뿐”이라며 “이 개혁의 길을 또 다시 막으려는 자가 있다면 전국의 1만3000 언론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을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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