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사 직원, 파견직 직원으로 방송국에서 연출, 조연출로 일해온 다섯 사람, 이들이 방송국에서 가장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다섯 명의 방송국 사람들은 한결같이 ‘저작재산권(저작권)’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독립 PD)가 프로그램 제작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저작권과 관련해 방송프로그램 권리합의서를 작성한다. 조항에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합의 하에 저작권에 대한 권리·수익을 배분한다지만, 실제론 저작권 대부분은 방송사가 가도록 돼 있다. 드라마와 비드라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저작권은 애초 방송사 것’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제작사는 편집본과 촬영 원본은 물론 VOD나 IPTV에서 발생하는 수익에서도 배제된다.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 3화 갈무리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 3화 갈무리

지상파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1년 정도 일 하다가 그만둔 ‘에라이(가명)’는 본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외주제작사 조연출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했다. 외주제작사가 제작비를 아낀다며 촬영장에 배차를 받지 않아 직접 운전하는 경우도 많다. 촬영장에서는 촬영, 돌아올 때는 운전, 도착해서는 편집을 하니 피곤이 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계속 버티는 이유는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어서다. 그러나 그는 방송국의 열악한 현실이 자신의 꿈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 3화 갈무리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 3화 갈무리

# 꼰대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 그만둔 우리… 끈기가 없는 걸까?

“돈은 조금 주면서 전 국민이 보는 방송이니 자부심 느끼며 일하라고 한다
“가장 열 받는 건 ‘나도 참았는데 너는 왜 못 참냐’는 선배의 말 한마디”
“버티라고 하면 나도 버틸 수 있었지만, 내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 3회 일부분

마지막으로 다섯 명의 방송국 것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한 것은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7월 이후로 주 68시간 노동 시간을 지켜야 하는 지금, 방송 현장에서도 워라밸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방송국 것들, PD편 마지막 이야기 

※ 미디어오늘 시리즈 기획 ‘방송국 것들’이란?

방송국 사람들이 말하는 방송계 뒷담화,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말 못 했던 방송계의 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보자! 힘든 제작환경에서 일하는 방송계 종사자들이 자조 섞인 말투로 자신을 부를 때 쓰이는 말 ‘방송국 것들’ 과연 방송국 것들이 겪는 현장은 어떨까요? 방송계 각 분야의 전·현직 종사자가 모여서 일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개선할 점은 무엇이 있을지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매주 1회 에피소드 업로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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