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지내는 예멘 난민의 얼굴을 무단 공개한 알자지라 영상보도가 온라인에서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 특히 직접 보도한 프리랜서 기자는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당 영상을 게시했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기자가 지난달 30일 문제의 리포트 영상을 본인 홍보용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뒤 현재도 공개해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영상은 알자지라TV의 방영 녹화분으로, 앵커 멘트를 포함한다.

[ 관련기사 : 알자지라 제주 예멘난민 얼굴 그대로 보도 ]

지난달 29일 아랍권 유력 방송매체 알자지라는 예멘인 최소 3명에게 신상을 가리겠다고 약속하거나 촬영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얼굴을 노출한 리포팅 영상을 내보냈다. 지난 9일 미디어오늘 보도 이틀 뒤 알자지라는 웹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해당 영상을 내렸다. 알자지라는 16일 현재까지 피해 난민들에게 영상을 내린 이유를 비롯해 어떤 해명과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

 

▲ B 기자는 제주 예멘 난민의 얼굴을 동의 없이 노출한 보도를 한 뒤 개인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내보냈다. B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문제 제기에 답변하지 않았다. 알자지라 영상 갈무리
▲ B 기자는 제주 예멘 난민의 얼굴을 동의 없이 노출한 보도를 한 뒤 개인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내보냈다. B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문제 제기에 답변하지 않았다. 알자지라 영상 갈무리

 

알자지라 영상 보도에 동의 없이 신상이 노출된 이들은 분노한다. 익명을 요구한 예멘 난민신청인 A씨는 “예멘에 있는 친구가 온라인에서 이 영상을 발견했다”며 “이 미디어도 고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예멘에서 지내는 가족에게도 자신이 한국에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후티 반군의 협박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 관련기사 : 알자지라 ‘예멘난민 얼굴공개 영상’ 내렸다 ]

 

이 영상기사를 쓴 B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거듭된 문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B 기자가 운영하는 프리랜스 미디어 측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자가 다음 달까지 자리를 비운다. 메시지를 남기면 전해 주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6일부터 페이스북 메시지와 이메일, 전화 등으로 영상을 그대로 공개한 이유와 책임을 물었지만, B 기자 측은 메시지를 확인하고도 답변하지 않았다. 해당 보도에 참여한 한국 측 중개인 C씨도 미디어오늘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응하지 않았다.

 

▲ B 기자 측은 미디어오늘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김예리 기자
▲ B 기자 측은 미디어오늘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김예리 기자

A씨를 포함한 2명의 난민 신청인은 “알자지라나 해당 기자가 내 얼굴을 가려주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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