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직접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14일 서울과 대구 퀴어문화축제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20만 명이 넘으면서 13일 이에 답변했다.

해당 청원 글은 지난달 23일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퀴어축제와 14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퀴어행사 개최에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거나 혐오, 차별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혐오스럽고 외설적인 행사를 모든 시민의 공간인 광장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주장을 담았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SNS 라이브방송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14일 열리는 행사에 대한 청원이라 급히 서울시에 관련 현황을 파악해 전해드리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한다”며 “서울광장 사용은 청와대가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지난해 7월1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 지난해 7월1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모습. 사진=민중의소리
정 비서관은 “서울 광화문광장은 사용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서울광장은 신청, 신고 대상”이라며 “서울광장 사용관리에 대한 서울시 조례와 시행규칙.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행사 내용에 문제 소지가 있으면 서울시 조례에 따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가 결정한다.

정 비서관은 “서울​ 퀴어문화축제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2018년 위원회 심의를 거쳤으며 광장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행사 당일 경찰에서 인력을 배치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퀴어행사 관리를 위해 12개의 현장대응반을 구성하고 공무원 100여 명을 투입한다. 경찰도 경력 약 5000명을 배치해 서울시와 함께 안전사고와 돌발상황에 대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퀴어행사가 열리는 서울광장 바로 맞은편에 대규모 반대 집회가 열리는 만큼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펜스(울타리)를 설치하여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대회장 최기학 목사) 등 한국교회 보수진영 단체들과 동성애 반대 단체들은 14일 오후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맞은편에 있는 대한문 앞에서 맞불 문화축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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