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이 이달 중으로 프리랜서·파견계약직을 직접고용 계약직으로 전환한다. 지난 1월 서울시가 tbs 재단법인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와 tbs 노사가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프리랜서 직군의 근로조건이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지 관심이 모인다.

tbs는 앞서 비정규직 비율이 96%에 달하고 자체 정규직은 없는 고용으로 논란을 불렀다. 기자, PD, 아나운서는 5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임기제 공무원이나 프리랜서로 구성돼있고, 카메라 촬영 감독, 조연출, VJ, 그래픽 디자이너, 편집감독, 엔지니어 등 거의 모든 직군이 프리랜서나 파견·용역 계약직이다.

지난 1월 서울시는 상반기 안에 프리랜서 272명 중 259명을 직접 고용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2019년 tbs를 재단법인화한 뒤 정규직 전환을 충족하는 181명에게 정규직 채용 참여시 가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당시 “(프리랜서·파견직은) 정규직으로 채용된 이들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해고 불안, 낮은 보수, 차별적 복지에 시달리고 있다”며 “왜곡된 고용형태와 차별 요소를 최대한 근절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tbs 노사는 이달 중순 안에 프리랜서 직군의 직접 고용 계약 체결을 마칠 계획이다. 남길순 tbs 기획조정실장은 “171명의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직접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랜서들이 근로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노조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계약 체결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계약서상 근로 계약 시점은 7월1일을 적용하기로 했다.

파견계약직은 프리랜서 보다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강훈 전국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서울시 내부에서 파견계약직 직접고용 방침을 만들어야 tbs가 이를 받아 진행하는데 막바지 행정작업이 조금 밀린 상황”이라며 “조속한 정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용역·파견업체 소속이었던 분들은 기존 계약이 만기되는 시점에 직접고용 계약이 진행된다”고 전망했다.

▲ 서울시는 지난 1월24일 오전 t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계적 정규직화를 선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언론노조 이기범 기자
▲ 서울시는 지난 1월24일 오전 t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계적 정규직화를 선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언론노조 이기범 기자

일각에서는 고용전환에서 직군별 노동 관행을 신중하게 반영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리랜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작가 직군이 대표적이다. 이강훈 지부장은 “작가는 기본적으로 겸직·겸업하는 경우가 많다. 복수의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생활이 가능한 보수를 충족하지 못하는데, 이번에 직접고용 계약직이 되면 제도적으로 겸업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tbs에서 일하는 한 작가는 “연차가 높고 여러 일을 맡아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작가도 있지만, tbs에서 짧은 분량의 꼭지만 담당하는 작가는 한 달 급여가 100만 원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안 하거나 tbs를 떠나는 사람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방송 프로그램 건당 또는 방송 횟수 단위로 따져 온 근로내용을 시간단위로 환산해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근로시간 기준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예컨대 사무실이나 스튜디오 등 회사 내에서의 근로만을 인정할지, 바깥에서 업무하거나 업무를 위한 대기시간을 어떻게 볼지 등이다.

이강훈 지부장은 “tbs가 재단법인화되기 전까지 1년 안팎 동안 기존의 겸직·겸업 부분을 한시로 허용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노사 간에 있다. 근로계약서나 세부 취업규칙상 어떤 문구로 규정할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tbs 사측은 다만 “근로자가 되면 보호를 받는 대신 지켜야 할 책임들도 생긴다”며 “급여 관련해서는 일반 공무원 수준과 비교해서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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