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사내 안팎에서 ‘언론 부역자’로 꼽혀 온 이창섭 전 편집국장 직무대행에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는 이창섭 전 대행(디지털뉴스부 부국장급)이 오는 25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26일자로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징계 사유는 공정보도 훼손 및 회사 명예 실추,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이다. 

이번 인사는 ‘혁신 인사’를 공약으로 내건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연합뉴스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 책임자 징계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조치다.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박노황 전 연합뉴스 사장은 편집권 독립 보장제인 편집총국장제를 무력화하고 이 전 대행을 편집국장 직무대행에 앉혔다.

이 전 대행 시절 연합뉴스는 박근혜 정부·여당 편향 보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한·일 위안부 문제와 교과서 국정화 이슈에서 극우·보수 진영을 대변했다는 비판이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이 시기 보도 편향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지난해 6월 이 전 대행을 ‘언론부역자’ 명단에 올렸다.

▲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행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삼성 장충기 문자’였다. 그는 2015~2016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편하실 때 국가 현안 삼성 현안 나라 경제에 대한 선배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평소에 들어놓아야 기사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대 삼성그룹의 대외 업무 책임자인 사장님과 최소한 통화 한 번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같은 부산 출신이시고 스펙트럼이 넓은 훌륭한 분이시라 들었습니다. 제가 어떤 분을 돕고 있나 알고 싶고 인사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정권은 물론 삼성 유착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 전 대행은 지난 4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연합뉴스)가 삼성을 봐줬다고 하는데 2015년 메르스 사태 진원지가 삼성 병원이라고 밝힌 건 한국 언론 가운데 내가 처음이었다. 우리가 삼성을 비판적으로 다룬 보도도 많다”고 말했다. 이번 징계에 대한 이 전 대행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그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 이창섭 전 편집국장 대행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삼성 장충기 문자’였다. 그는 2015~2016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편하실 때 국가 현안 삼성 현안 나라 경제에 대한 선배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평소에 들어놓아야 기사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 이창섭 전 편집국장 대행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삼성 장충기 문자’였다. 그는 2015~2016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편하실 때 국가 현안 삼성 현안 나라 경제에 대한 선배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평소에 들어놓아야 기사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