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노동조합이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 퇴진운동을 선언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전대식)는 18일 “그간 안 사장의 배우자가 지방선거에서 해운대구 제1선거구에 출마해 ‘공정보도·편집권 사수’를 기치로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지만 지방선거 이후에도 사퇴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투쟁 방향을 자진사퇴에서 퇴진운동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부산일보지부는 이날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공정보도·편집권 훼손, 배우자 선거 개입 안병길 사장 퇴진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김진성 부산일보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안 사장 배우자가 지방선거에서 떨어졌다고 우리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더 뭉치고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 사장의 배우자 박문자씨는 해당 선거에서 37.1%를 득표해 기호1번 이주환 더불어민주당 후보(46.1%)에 밀려 낙선했다.

▲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가 18일 부산일보에 모여 안병길 사장 퇴진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일보지부 제공
▲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가 18일 부산일보에 모여 안병길 사장 퇴진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일보지부 제공

전대식 지부장은 “안 사장 등 임원진의 공정보도·편집권 훼손 수위가 노조·기협 공동실태조사 결과 심각했다. 그 와중에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안 사장은 배우자 지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스스로 중립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전 지부장은 “안 사장은 재임 기간에 사규, 사원윤리강령, 단체협약, 노동법 위반 등으로 이미 발행·편집·인쇄인 직업윤리와 도덕성을 상실했다. 올해 임·단협을 40여 일째 거부해 대표이사 경영자 입장에서 조합원과 사원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일보지부와 언론노조는 지난 11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안 사장을 고소했다.

안 사장은 지난 15일 사내 홈페이지에 “제 아내의 출마로 구성원 여러분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공정보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편집국 구성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등 공정보도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이 지인들에게 보낸 배우자 지지호소 문자. 자료=부산일보지부 제공
▲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이 지인들에게 보낸 배우자 지지호소 문자. 자료=부산일보지부 제공

배우자 지지 문자를 지인에게 보낸 것에 안 사장은 “문자 발송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사 구분을 못한데서 비롯됐다. 사원 여러분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부산일보지부가 공개한 안 사장의 문자를 보면 “자랑스런 진주고 동문 선후배님!! 50회 안병길(부산일보 사장)입니다. 제 아내 박문자가 해운대 제1선거구 자유한국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부산일보 사장이라는 점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일보지부는 오는 19일부터 점심시간에 1인 시위를 하고 언론노조 부울경노조협의회 지부장들도 오는 20일 낮부터 사장퇴진을 위한 1인시위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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