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토크쇼 형식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저널리즘 토크쇼J다.

17일 첫 방송이 잡혀있는 J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YTN 오보 경위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YTN 사측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YTN는 오보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취재 화면을 내보낼 경우 고발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J 취재진은 지난 7일 YTN를 방문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압수수색 오보 경위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YTN는 지난 4월 19일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김 후보를 압수수색한다는 속보를 띄웠지만 오보로 드러났다.

J 취재진은 이 같은 오보 경위를 추적하기 위해 보도 책임자를 취재하기로 했지만 당사자들이 취재를 거부했고, 급기야 YTN 사측은 철수를 요청했다.

YTN 사측은 8일 무단 불법 출입에 취재를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공식 사과와 방송 금지를 요구했다. YTN은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KBS와 취재진을 대상으로 불가피하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J의 첫 방송에서 YTN 오보 경위를 다룰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방송 여부에 따라 KBS와 YTN의 제2차 충돌이 벌어질 수 있는데 여론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널리즘 토크쇼 J 김대영 팀장은 17일 통화에서 “YTN 취재 과정은 에피소드로 정리하고 대신 방송 전체 분량 47분 가운데 10분 넘게 YTN 오보 경위에 대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YTN 취재 과정에서 취재를 거부한 영상 밖에 없고 YTN에서 법적인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검토한 끝에 현장 영상은 쓰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YTN 오보 당사자는 입장을 거부한 것으로 소개하고 YTN 오보 경위 문제를 상세히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자사 보도의 전문성 부족과 수박 겉핥기식 보도의 문제점도 다루기로 했다.

로라비커 BBC 한국특파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기사를 썼다고 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보도의 문제점도 다룬다. J는 직접 로라비커를 인터뷰해 조선·동아의 왜곡 보도 문제점을 파헤친다.

로라비커 특파원은 우익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국내 언론이 공정하게 번역해달라고 하면서 논란이 됐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저널리즘 토크쇼 J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다. 강 의원은 지난달 31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의 파면을 요구했다.

양 주필은 조선일보 칼럼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약속을 믿는 건 바보지만 북미 협상을 통해 비핵화 검증이 진행되면 핵 위험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썼다.

▲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출연진들.
▲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출연진들.

이에 강 의원은 북한의 핵 공갈에 겁먹은 논리와 같고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보도를 비난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논평 뒤에 칼럼이 실렸다며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투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J이슈’라는 코너에 강효상 의원이 직접 출연해 패널들과 함께 양상훈 주필 파면 공개 편지 내용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의 주장에 J 패널은 현직 의원이며 대표의 비서실장 신분에서 조선일보 주필의 파면을 요구하는 건 언론자유 침해이며 협박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강 의원은 전직 조선일보 사우로서 파면 요구는 ‘읍소’에 가깝다는 반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J이슈’ 코너는 한주에 저널리즘 문제와 관련해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을 출연시켜 직접 입장을 듣고 패널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코너다.

김대영 팀장은 “2회 출연진으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섭외 중”이라며 “인터뷰 태도 논란은 이번 한주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재명 지사 측에 출연을 해달라고 전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기레기 가짜뉴스 퇴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는 도발적인 문패를 내걸고 2년 만에 KBS가 내놓은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다. ‘미디어포커스’, ‘미디어비평’, ‘미디어인사이드’ 등 명맥을 이어온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은 지난 2016년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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