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국내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가운데 더욱 초조해진 야당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여당 후보에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반면 여당 후보들은 태연하게 반응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12일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진 서울시장 야당 후보들은 자신만이 서울과 서울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독설과 비난을 빼놓지 않았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회견을 열고 “견제 없는 권력은 필연코 오만과 독선, 불통에 빠져서 자멸하는 불행한 헌정사가 반복되고 있다.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을 지키고 문재인 정부 일방독주를 막을 정당은 한국당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교통대란·주택대란·미세먼지 지옥을 7년 동안 수수방관해서 악화시킨 시장, 시민단체의 허수아비가 된 시장”이라고 폄하하고 “파산상태, 빚덩이 후보에게 4년 더 서울을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박원순 시장 7년, 겹겹이 쌓인 서울시 적폐를 모두 대청소하고 반인륜 음란문화를 조장하는 서울광장 동성애 퀴어축제를 더는 허가하지 않겠다”고도 공언했다.

▲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 KFF에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 KFF에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우리 먹고사는 문제를 결정하는 선거가 내일인데, 방송은 온통 싱가포르 회담에 쏠려있다”고 언짢음을 감추지 않았다. 안 후보는 “박원순 시장은 꼭 해야 하는 TV토론 2회를 빼고는 일체 토론을 회피했고, 지상파 방송사마저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TV토론 주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언론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시민단체 출신의 박 후보에게 “협찬받아 시민단체를 운영하고, 협찬금을 나눠 쓰듯 수십조 예산을 써온 사람에게 서울시를 더 맡겨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안철수를 뽑으면 민주당은 정신 차리고 자유한국당은 쇄신의 길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는 선거 마지막 날까지 자신을 향한 야당 후보의 공격에도 “그렇게 특별히 가슴 아프게 생각지 않는다”며 여유를 보였다. 박 후보는 “지금 벌어지는 네거티브, 그것은 패색이 짙은 후보가 할 일이지 승리할 후보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울의 경쟁력이 더 오르고 서울의 가치가 훨씬 더 올라간다. 이제 동북아 평화 중심도시 서울을 본격 준비할 때”라면서 “평화를 품고, 대륙을 꿈꾸는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는다면 책상 서랍 안에 넣어 놓고 있던 ‘서울평양 포괄적 교류협력 구상’을 확실하게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5일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MBC TV 토론회에 나온 각 정당 후보들. 왼쪽부터 정의당 이홍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바른미래당 김영환,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
▲ 지난 5일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MBC TV 토론회에 나온 각 정당 후보들. 왼쪽부터 정의당 이홍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바른미래당 김영환,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
야당은 여론조사에서 절대 우세를 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경지도지사 후보를 향해서도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이 후보는 ‘마타도어·흑색선전’이라고 일축하고 유세장마다 아내를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방송까지 나와 눈물로 자신의 입장을 호소한 김부선씨에게 권력을 등에 업은 이재명 후보의 치졸한 갑질 행위와 범죄 행위를우리 유권자가 반드시 표로써 심판해 주시리라 믿는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 후보를 제명하고 공천을 철회하는 것이 집권당으로서 유권자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몰아붙였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재명 후보의 의혹은 단순 개인사 문제도, 단순 남녀 간 불륜 문제도 아닌 1300만 도정을 책임지겠다는 정치인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 문제”라며 “당장 권력에 눈이 멀어 꼬리 끝 종기로 끝날 수 있을 것을 몸통의 종양으로 키워 가겠다고 한다. 선거는 끝나도 국민적 의혹과 불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후보 측은 야당의 스캔들 의혹 제기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면서도 “각종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으로 일관한 적폐 기득권 한국당과 그 아류 바른미래당이 선거판을 혼탁하게 흐렸지만, 이재명 후보는 도민만 바라보고 끝까지 정책선거를 통해 ‘새로운 경기도’를 노래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효은 이재명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는 말이 아닌 실력과 실적으로 이야기하는 후보다. 성남시장 시절 공약 이행률은 무려 95%”라며 “‘박근혜를 지키겠다’며 표를 구걸한 뒤 이 당 저 당 기웃거리고 공언했던 정책선거 대신 마타도어에 열중한 뻔뻔하고 신의 없는 후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고 조롱했으면서 감히 ‘노무현의 꿈’을 입에 담는 파렴치한 후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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