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문협회(WAN-IFRA) 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70회 ‘월드뉴스미디어총회2018’(WNC18)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 신문편집인들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허승호 신문협회 사무총장 등 신문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세계신문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세계 편집인들에게 언론의 신뢰와 자유를 지속시켜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부회장인 마이클 골든 세계신문협회장은 “우리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을 위한 지원을 전 세계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언론은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는 많은 공격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미국 언론과 전쟁을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력과 가짜뉴스가 언론을 위협하고 있다며 “언론을 위협하는 모든 것에 협업과 연대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계신문협회(WAN-IFRA)가 주최한 제70회 ‘월드뉴스미디어총회2018’(WNC18) 본 행사에서 마이클 골든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정철운 기자
▲ 세계신문협회(WAN-IFRA)가 주최한 제70회 ‘월드뉴스미디어총회2018’(WNC18) 본 행사에서 마이클 골든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정철운 기자
특히 골든 세계신문협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트럼프는 언론이 미국인의 적이라고 선언하는가 하면 정확한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골든 회장은 “지난 5개월 간 27명의 기자가 살해당했다. 260여명의 기자가 여전히 부당하게 투옥돼 있다”고 전하며 “우리는 이 같은 범죄에 침묵하는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든 회장은 “미투 운동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전 세계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소수의 남성이 자본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성폭력을 자행하고 숨겨온 패턴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저널리즘의 영향력”이라고 강조했다. 골든 회장은 “오늘날 저널리즘은 스마트폰을 통해 훨씬 더 독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모바일 플랫폼에 적극 대응을 주문하는 한편 “저널리즘이 데이터를 포착하고 접근해 활용하게끔 정부가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루이스 멘데스 포르투갈 문화부장관은 “미디어의 지속성은 정부의 관심사다. 포르투갈은 공영방송 RTP가 공적 기능을 잘 하고 있다. 민영방송과 차별화도 성공했다”고 설명한 뒤 “정부 차원에서 저작권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통 미디어기업이 디지털 환경에서 패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야 한다. 이는 마땅한 언론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Rappler’ CEO 마리아 레사, 2018년 ‘자유의 황금펜 상’ 수상

▲ ‘Rappler’의 CEO 마리아 레사. ⓒWAN-IFRA.
▲ ‘Rappler’의 CEO 마리아 레사. ⓒWAN-IFRA.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와 맞서 싸우는 ‘Rappler’의 CEO 마리아 레사가 ‘자유의 황금펜 상’을 수상했다.

‘Rappler’는 2012년 등장해 6년간 탐사보도로 유명세를 탄 필리핀 언론사로 필리핀의 인권유린을 비판하고 ‘마약과 전쟁’을 이유로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자유를 억압하는 두테르테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Rappler’에 따르면 마약과 전쟁으로 필리핀의 마약범죄자 4000여명이 사망했는데, 이 과정에서 마약과 관련 없는 1만6000여명이 숨졌다.

‘Rappler’ 소속 언론인은 두테르테 정부가 조직한 걸로 보이는 이들로부터 지난 2년간 온라인에서 계속 위협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마리아 레사는 수상소감에서 “국가의 소셜미디어 프로파간다는 언론인을 억압하지만 우리는 숨지 않고 지금 우리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마리아 레사는 “(국가의 소셜미디어 프로파간다는) 필리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며 세계적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총회와 더불어 세계편집인포럼(WEF)도 2박3일 일정으로 6~8일까지 열렸다. 데이비드 칼러웨이 WEF회장은 6일 “분쟁지역을 취재하며 목숨을 거는 언론인에게 늘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2박3일간 한국 기자단이 만난 각국의 편집인 및 언론인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분위기를 물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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