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전 당원인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썰전’에 출연해 “문재인 정권이 탄생하는 데 국정원 댓글 사건이 전 정권의 기반을 흔드는 큰 역할을 했고 민심과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이(드루킹) 댓글 사건도 아주 큰 게이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더 수사해 봐야겠지만 만약에 김경수 의원과 민주당이 (드루킹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었다면 국정원보다도 엄하게 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김경수 의원에게 가서 자리를 요구했는데 한 게 없다면 자리 요구를 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썰전’ 출연자인 유시민 작가는 ‘드루킹’에 대해선 모르지만 그가 운영하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 대해선 잘 안다면서 “사실이 밝혀져도 그 사람들(드루킹 일당)이 한 나쁜 짓이 문제지, (김경수 의원에겐) 별문제가 아니라고 솔직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유 작가는 “지난 정부 때 국정원 댓글이나 기무사 정치 개입이 문제가 됐던 것은 국가정보기관이나 군 사정 기관 등이 국민 예산을 사용하고 공무원을 동원해서 여론 조작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국정원 댓글 공작과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은) 기본적으로 견줄 수 없는 일이라 본다”고 반박했다.

유 작가는 이어 “어떤 시민이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완전 자유고, 특정 후보나 정당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해도 합법”이라며 “다만 (정당에서) 돈을 주면 문제가 되고 매크로 등 기계적인 장치를 사용해 여론 조작을 해도 안 된다. 또 이들이 공무원이면 안 된다. 이 세 가지만 아니면 대선 기간에 이들이 했던 것은 다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또 지난 2014년 ‘경공모’에 강연을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당시 자신을 초대한 모임 대표가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경공모’의 운영 경비 의혹과 관련해선 “강연장에 왔던 사람들이 돈이 많았다. 이들 직업이 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사회적으로 잘 버는 사람들이더라”며 “이들의 관심사가 주식과 자산운용 등 돈 버는 일이고 다른 한편으로 명리학·사주·점성술이 주 관심사인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임의 배경을 보면 ‘드루킹’이 예언서(일본 침몰과 중국 내전 발생)를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일본이 침몰할 때 생길 사태를 대비해 오사카 총영사를 자기들이 보내서 중국에서 내전이 벌어지면 간도를 수복하는 뭐 이런 얘기”라며 “이들이 그냥 이권을 위해서 인사 청탁한 게 아니고 ‘드루킹’이 주장하는 동북아 시나리오 예언서를 토대로 엄청난 야심을 가지고 오사카 총영사를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드루킹의 예언서대로 큰 세계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자산운용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고 그가 회원들에게 주식 투자 등으로 돈을 많이 벌게 해줬다고 한다”며 “나는 강연장에서 묘한 종교적 분위기를 느껴서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