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서비스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합의로 80년 만에 삼성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인정됐다. 1938년 삼성이 창립된 이후, 노동 3권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8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80년 무노조 경영이 막을 내리는데 불과 5일이 걸렸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에 18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드디어 막을 내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거슬러 단 한 치의 노동권조차 인정하지 않은 삼성이었다”며 “짓밟힌 인권과 노동권, 무너진 가정, 바쳐진 목숨,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삼성의 노동자들이 오늘 이 자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삼성전자서비스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 고용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서비스지회 페이스북
17일 삼성전자서비스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 고용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서비스지회 페이스북
이들은 이어 “삼성 이재용은 야만적인 무노조 경영전략과 노조파괴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무노조 경영을 폐기했음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공식 선언해야 한다”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 80년은 추악한 정경유착과 입법, 사법, 행정부를 관리해 온 삼성의 손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에게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권력이 삼성에게 관리당해 온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삼성의 노조 파괴 의혹 관련 수사는 계속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회적 범죄인 노조파괴라는 악성종양을 도려내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이제 그 적폐의 사슬과 고리를 끊어내 검찰이 삼성 장학생들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노조 할 권리가 봉쇄되어 온 25만 삼성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재정과 인력을 투여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그 마중물이 되고 모든 삼성노동자의 희망이 되어 ‘삼성 10만 조직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이들은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노조, 삼성지회의 노조활동을 전면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실무자가 직접고용 의제를 노조와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노사가 14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직접고용”을 제안했고, 지회 내부의 의견을 조율 한 뒤 17일 합의서를 작성했다. 제안부터 합의서 작성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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