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여론조작을 한 전 민주당원 ‘드루킹’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시을)이 관계가 있다는 TV조선의 보도가 나온 지 이틀 후인 16일 김 의원이 두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과 국회 의원회관·드루킹의 파주 사무실 등에서 2~3차례 만난 적이 있고 △드루킹이 추천한 오사카 총영사 후보를 청와대에 전달한 적이 있고 △드루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강연부탁을 하고싶다고 해 연결해 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드루킹의 불법적인 여론조작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하는 ‘지지 활동’이 일반 시민들의 지지활동의 범위라고 인식했지, 매크로 등의 기계를 사용하는 불법적 여론조작인지는 알 지 못했다고 밝혔다. 

1.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과 2~3차례 직접 만났다

김경수 의원은 “2016년 중반 정도에, 드루킹을 포함해 몇 분이 의원회관에 날 찾아왔다”며 “자신들을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온라인 카페의 회원이라고 소개했고, 문재인 대선 후보를 도와주고 지지하고 싶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저한테도 강연을 해달라고 했는데, 워낙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강연 요청을 거절했다”며 “하지만 강연 요청을 거절하자 파주에 있는 자신들의 출판사, 즉 사무실에 와달라고 요청했고 2016년 가을에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의 사무실에 찾아가자 드루킹을 포함한 온라인 카페 회원들이 있었고,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정책들을 정리해놨다고 한다. 이들은 김 의원에게 이런 정책이 대선 이후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전달했고 김 의원 역시 이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후 경선을 하기 전에 열심히 할테니 방문해달라고 해서 한번 정도 더 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럼 ‘드루킹’과 3차례 만난 것인데”라는 말이 나오자 김 의원은 “3차례라고 못 박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일정을 다시 찾아보고 확실하게 나오면 다시 알려드리겠다”며 “의원회관에서 의원을 찾아오는 기록은 모두 남아있기에 확인해서 알려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노컷뉴스.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노컷뉴스.
2.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에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전달했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이 의원회관에 직접 찾아와 인사를 추천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한 분을 추천했고, 경력을 보니까 대형 로펌에 있었고 일본 유명대학을 졸업한 전문가여서 최종적으로 영사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이 사실을 전달할 수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그렇게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인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전달한 그 인사는 최종 영사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정무 경험이 있거나 외교 경력이 있는 분이 맞는데, 그분이 그런 부분에서 모자라서 어렵다고 청와대에서 답이 와서 그렇게 전달했다”며 “그 이후 드루킹이 반협박성 불만표시를 하면서 ‘우리 지지자들이 많이 있는데 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후 반협박이 계속돼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 사실 역시 민정수석실에 전달을 했다”며 “내가 인사전달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확인 차원에서 전달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드루킹의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냐는 물음에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시스템은 열린 인사시스템이어서 좋은 분들이 있으면 바로 청와대로 전달한다”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그렇게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좋은 분이 있으면 이분(드루킹)들이 추천한 게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추천해오시면 청와대에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것을 청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16일 김경수 의원이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실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6일 김경수 의원(왼쪽)이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실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또한 드루킹은 김 의원을 만난 이후, 자신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강연요청을 하겠다며 연결을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저는 드루킹을 안희정 전 지사에게 소개한 적 있다”라며 “드루킹이 안 전 지사를 초청해 강연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안 지사 쪽에 연락해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안 전 지사 쪽에 있는 분께 드루킹의 온라인 모임을 소개하고, 이런 모임을 알고있는데 초청 강의를 하고 싶다면서 소개했다”며 “하지만 그 외에 다른 곳에 소개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3.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과의 텔레그램을 왜 삭제했나?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을 이미 정리했다고 했다. ‘정리’의 의미에 대해 물으니 김 의원은 ‘삭제’가 맞다고 확인했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 관련은 저 역시 갑갑하다”라며 “선거당시에 드루킹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직접 연락이 안되니까 수행을 맡은 제가 수많은 사람과 연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텔레그램 메시지는 제가 받기 싫다고 안받을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또한 대선 이후에 그 많은 대화방이나 문자 그대로 둘 수 없으니까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부분은 경찰이 텔레그램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까 그쪽에서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만 말했다. 

드루킹은 김 의원에게 인사를 추천했고 이후 자신의 인사가 최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자 불만을 표시했다. 김 의원을 이를 ‘반협박’이라 설명했다. 반협박이라도 협박을 한 사람의 텔레그램을 왜 보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협박이라고 하는게 조금 황당한 협박”이라며 “자기들이 돌아서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면 엄청난 일이 있을 거라는 얘긴데 어이없기도 하고 황당한 협박이라 그런 부분들은 이상하다 생각하고 정리해서 넘겼다”라고 설명했다.

4. 김 의원은 드루킹이 불법 여론조작을 하는지 인지했나?

김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드루킹의 활동이 불법적인 것인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법적인 온라인 활동이라고 하면, 현재 문제가된 것처럼 매크로라는 불법기계를 사용하거나 지난 정부가 한 것처럼 국가 권력 기관이 군인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서 여론을 만드는 것이 불법”이라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참여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고 제대로 알기 어려운 그런 활동, 일탈행위에 대해 마치 배후인 것처럼 제가 연루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의 여론조작에 대해 자신이 연루된 것처럼 보도한 TV조선에 대해 소장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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