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KBS 뉴스를 전달할 새 앵커들이 뉴스를 앞두고 각오를 전했다. KBS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 뉴스 앵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뉴스9’ 김철민·김솔희 앵커(주중)와 한승연·김지원(주말) 앵커, 오후 11시대 ‘뉴스라인’ 김태욱·이각경 앵커, 오전 6시 ‘뉴스광장’ 박주경·이랑 앵커와 김태선 통합뉴스룸 국장이 참석했다.

김태선 통합뉴스룸 국장은 “그동안 KBS 뉴스는 많이 후퇴했다”며 “지난 가을부터 저희가 싸움을 시작했고, 양승동 사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완성되고 있다. 앵커 교체는 KBS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새 앵커들은 지난 시기 언론인으로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이라며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앵커들이 적극 참여하는 ‘앵커 중심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통상 20초 안팎으로 리포트를 소개하는 앵커멘트 대신 앵커가 직접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미디어오늘에 “리포트 개수를 크게 신경쓰기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며 “앵커와 기자 간 대담이나 앵커리포트 등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뉴스 프로그램별로 특성에 맞는 앵커 역할에 대해 논의하며 변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 오는 16일부터 KBS 뉴스를 진행할 새 앵커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KBS
▲ 오는 16일부터 KBS 뉴스를 진행할 새 앵커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KBS
KBS 뉴스 슬로건은 ‘사실을 넘어 진실을 찾는 뉴스’다. 한승연 앵커는 “속보 경쟁보다 얼마나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을 때 KBS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확한 뉴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민 앵커는 “KBS 뉴스가 당분간은 일정한 정도의 편파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진실과 맥락을 전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주경 앵커는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하지만 아직은 과도기다. 외형적 변화를 당장 도모하기보다 달라진 콘텐츠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취재 기자들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단독 보도들을 준비해뒀다”고 예고했다.

뉴스 프로그램 차별화와 관련해 심야 뉴스라인은 “퇴근이 늦은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해 하루를 정리하는 뉴스”(김태욱 앵커), 아침 뉴스광장은 “하루 뉴스의 흐름을 미리 읽어볼 수 있는 뉴스”(이랑 앵커)를 표방했다. 주말 뉴스9 한승연 앵커는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앵커들은 달라진 뉴스 소비 방식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김태욱 앵커는 “시청자들이 과거처럼 TV 앞에 앉아 뉴스를 기다리지 않는다”며 “기다려서 찾아보는 뉴스의 핵심은 역시 앵커시스템 강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철민 앵커는 “앵커들이 개인적으로 SNS 등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뉴스 프로그램 별로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디지털 관련 부서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새 앵커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부터 뉴스를 전하게 된다. 김철민 앵커는 “KBS는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큰 빚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보 사태로 길환영 전 사장이 물러났고 그로 인한 파업 사태도 있었다. KBS 뉴스 변화의 단초를 제공해준 분들”이라며 “그분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특집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경 앵커는 “얼마 전 세월호 유가족 분들께서 ‘세월호 팔이’로 홍보하지 말라고 말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깊이 공감한다”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치중하는 뉴스는 지양하고 내실 있는 뉴스를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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