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당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6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24년의 1심 선고를 받은 것을 두고 정치권이 논평을 내놨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의 논평을 내놨고 자유한국당은 사과나 유감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는 논평을 냈다. 정의당은 턱없이 부족한 결과라며 삼성과 관련해 법원이 또 다시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느낌은 다들 달랐을 것이나 오늘 모두의 가슴에는 메마르고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며 “나라 전체로 봐도 한 인생으로 봐도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며 “오늘을 잊지 않겠다”는 짧은 논평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헌정을 유린하고, 온 국민을 상실감에 빠뜨렸던 국정농단에 대한 죄와 벌은 인과응보”라고 밝혔다. 이어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법원의 선고공판마저 출석을 거부한 것에서, 국민은 반성의 기미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 4월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씨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 생중계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4월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씨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 생중계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재판을 계기로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는 한국당의 자성어린 의정활동을 바란다”며 “이제 ‘이게 나라냐’는 분노와 상실감을 딛고 ‘이게 나라다’라는 희망과 자존감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재판 결과를 “이미 예견된 것”이라면서도 “스포츠 중계하듯 (재판을) 생중계한 것은 개탄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재판을 “간담이 서늘하게 봐야 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씨를 배출한 당시 여당으로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의 불행한 말년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오늘 판결은 국정농단으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법을 파괴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이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해준 판결”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겨냥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은 역사의 대죄인”이라며 “오늘 선고된 형으로 그 죄를 다 감당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오늘 자신의 선고공판에서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정치적 희생양인양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는, 끝까지 무도하고 뻔뻔한, 참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삼성 관련 판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오늘 선고에서는 대한민국 제1권력이 삼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죽은 권력인 박 전 대통령에게는 거리낌없이 실형 선고를 내리지만 삼성이라는 이름이 연결된 모든 것에서는 대부분 무죄를 내리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나약하고도 비겁한 모습을 또다시 목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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