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지난달 31일, 29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군비축소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YTN은 31일 단독보도를 통해 “엊그제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오는 8월15일에는 남과 북한이 군비축소에 관한 회담을 열자고 말했다”며 “회담을 마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나온 비공식 발언이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단계별 비핵화 발언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라고 해석했다.

YTN은 이어 “전문가들은 북측 고위급 인사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 재래식 무기와 관련한 군축회담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실제 이런 논의까지 이뤄진다면 북한은 어느 정도의 비핵화는 하되 자신들의 체제 보장을 위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3월31일자. YTN 보도. 사진=YTN 홈페이지 갈무리.
3월31일자. YTN 보도. 사진=YTN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통일부는 이와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통일부는 31일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리선권 위원장이 고위급회담에 참석한 우리 측 회담 대표 등을 배웅하면서, 8월15일이 생일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에게 ‘8월15일에는 경축합시다’고 발언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즉 ‘군축’이 아니라 ‘경축’이었다는 것이다. YTN의 단독보도 영상을 보면 리선권 위원장이 천해성 차관과 악수하며 말을 거는 부분이 있는데 이때 언급한 단어가 ‘경축’으로 들리기도 하고 ‘군축’으로 들리기도 한다.

다만 리선권 위원장이 ‘군축’ 같은 중요한 말을 회담 중에 한 말도 아니고 우리 측 대표단을 배웅 하면서 할 가능성이 낮은데다가, 군축회담을 그냥 “‘군축’합시다”고 말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 애매한 말을 YTN이 그대로 보도하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 까지 북한이 꺼낼 수 있다고 확대해석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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