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습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입니다” 최근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향해 던진 말이다.
자유한국당 대변인과 대표가 동시에 ‘개’를 입에 달고다닌다. 그것도 ‘광견병 걸린 개’ ‘미친개’ ‘사냥개‘ 등. 상황이 이쯤되자 경찰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개‘의 상대로 ’돼지‘를 내세웠다. 경찰은 “돼지 눈에는 세상이 돼지로 보인다”는 피켓 시위로 응수했다. 도대체 왜들 이렇게까지 ’개 돼지‘를 내세우는지 그 내용을 살펴봤다.
크게 두 가지 점에서 한국당과 경찰이 대립하고 있었다. △울산시장의 공천발표가 있던 날에 경찰이 시청을 압수수색 했다. △울산 경찰청장이 여당 유력인사를 두 차례 만났다는 것이다.
먼저 울산시장 공천발표에 맞춰 시청이 압수수색한데 대해 한국당이 분노하는 것은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울산경찰청은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 업체 선정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한국당 소속인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을 입건하고, 지난 16일 시청 비서실과 건축 관련 부서 등 5곳을 압수 수색한 날이 공교롭게도 잔칫날인 공천발표날짜였다.
한국당은 ‘야당말살’로 규정하고 ‘욕설을 퍼붓는데 대해’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해당 사건은 1월 초부터 시작됐는데 수사계획 수립과 관련자·통화내역 조사 등에 두 달 정도 소요됐고, 3월 들어 증거물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경찰과 검찰, 그것을 발부하도록 한 법원 모두 사전모의를 해야 가능하다. 또한 압수수색을 신청한다고 모두 발부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날짜까지 맞출 수 있겠는가. 조금만 살펴봐도 억지주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한국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야당말살 수사’라면 굳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공천발표 날짜에 맞출 이유가 없다.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날짜가 겹칠 수도 늦어질 수도 있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비리, 부정을 만들어내는 기획수사’인지 여부다.
또한 경찰청장이 여당 유력인사를 만났다는 자체만으로 공격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 관할 경찰청장의 주요 업무가 지역 유력 인사나 기관장들과 만나는 것이다. 만남 자체를 문제시할 정도면 한국당은 두 명이나 감방으로 보낸 전직 불법 대통령을 배출한 책임으로 석고대죄해야 한다. 확인된 범죄에 대해 사과도 하지않으면서, 확인도 되지않은 만남 정도로 온갖 ‘개’를 동원하는 것은 납득할 수도 없고 공감할 수도 없다.
한국당이 흥분하려면 수사결과 모함으로 확인되거나 무리한 청부수사로 드러나 야당탄압이 확실할 때여야 한다. 그러나 그때도 대변인과 대표가 한 입으로 ‘미친개’ ‘미꾸라지’ 운운 하면 안된다. 듣는 국민은 괴롭고 피곤하다. 국회가 만든, 해당책임자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가 있지않은가.
홍 대표는 이미 자당의 동료 국회의원, 중진 의원들에게도 ‘바퀴벌레’ ‘연탄까스’ 등의 언어폭력으로 반발을 불러왔고 스스로 내분을 자초하고 있지않은가. 그런 모욕과 무례한 언사가 지속되는데도 당내 통제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은 대표의 불행을 넘어 한국당의 위기를 대변한다.
장 대변인의 거친 언사. 홍 대표의 막말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질 때마다 듣는 귀를 씻어야 할 정도다. 아무리 경상도 지역은 무조건 한국당을 찍어주는 ‘짝사랑병’이 깊은 곳이라하더라도 경찰과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라. 더러운 욕설은 오만한 누군가의 입을 거치지않으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잊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