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직적인 ‘사업자 봐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실시한 방통위 감사에 따라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이용자정책 담당 국장·과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2016년 뉴스타파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의 위법 경품 행위를 적발하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방통위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과징금 규모 100억 원대에 달하는 불법 경품지급 실태를 파악하고도 담당 국장 주도로 조사를 끝내고 제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이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제를 지적하며 감사를 요구하면서 방통위 차원의 감사가 시작됐다.

감사 결과 일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당시 방통위가) 3월 조사를 실시하여 사업자의 위법행위를 확인하고도 담당 국장과 담당 과장이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과정에서 정황이 드러났지만 방통위가 입증하지 못한 사안도 있다. 방통위의 두차례 시장조사 과정에서 국장이 관련 조사를 중단할 것과 시정조치를 하지 말 것 등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으나 방통위가 입증을 하지 못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계획이다.

또한 방통위는 감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최성준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LG유플러스가 개인에게 팔면 안 되는 법인폰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최성준 위원장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통화를 한 직후  ‘조사연기’를 지시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과 최성준 전 방통위원장은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으로 LG유플러스와 관련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논란이 된 바 있다.

방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진 의원의 요청으로 감사가 이뤄졌고, 감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드러났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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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스타파의 보도로 ‘과징금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 방통위는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이어갔다. 당시 방통위는 뉴스타파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으며 그 여파로 시작된 소송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시 소송은 최성준 전 위원장과 담당 국장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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