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지인 인터뷰 논란’을 빚은 담당 기자와 데스크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학회(방송학회)에 조사를 의뢰했던 MBC는 방송학회 조사 결과를 감안해 이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는 지난 1일 남형석 기자의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 지난 9일 염규현 기자의 “전자담뱃세도 인상 마무리…금연 예산 제자리?” 리포트다. 해당 리포트에는 각각 자사 인턴 출신·취재기자 지인과 본사 직원 의견이 시민 인터뷰 형태로 포함됐다.

SNS 등을 통해 문제를 파악한 보도국은 해당 사안이 취재 윤리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뒤, 객관적 조사를 위해 방송학회 측에 조사를 의뢰했다.

방송학회는 약 2주간 인터뷰 경위 원본 확인 및 보도국 현장 조사 등을 진행했다. 방송학회는 지난 16일 MBC 측에 “취재 윤리를 위반한 게 맞지만 취재 내용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게 아니라 취재 편의와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MBC는 홈페이지 게재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방송학회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 1일 개헌 관련 리포트 중 시민 인터뷰에 등장한 MBC 뉴미디어국 전 인턴. 사진=뉴스데스크 갈무리
▲ 1일 개헌 관련 리포트 중 시민 인터뷰에 등장한 MBC 뉴미디어국 전 인턴. 사진=뉴스데스크 갈무리
▲ MBC 본사 직원 의견을 시민 인터뷰로 전한 지난달 9일 리포트. 사진=뉴스데스크 갈무리
▲ MBC 본사 직원 의견을 시민 인터뷰로 전한 지난달 9일 리포트. 사진=뉴스데스크 갈무리
MBC 보도국은 두 기자에 대해 사실상 징계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부 소속이었던 남형석 기자는 편집부로 발령 받았고, 경제부 염규현 기자의 경우 ‘뉴스데스크’ 참여 정지 등 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이달 말 이후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자들의 데스크에 대해서도 인사위 회부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성제 보도국 취재센터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학회 측이) 기자들 잘못뿐 아니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지 못한 데스크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외에도 지난달 충북 제천 화재 현장 CCTV 영상을 기반으로 한 리포트(지난달 26일 “제천 화재, 긴박했던 상황…‘우왕좌왕’ CCTV 영상 공개”)에서 구체적 근거 없이 ‘소방관이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고 묘사해 뭇매를 맞았다.

MBC는 상반기 중 보도국 사원들의 취재 윤리 강화를 위해 ‘저널리즘 아카데미’를 운영할 방침이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내에 저널리즘 아카데미를 만들어 취재 윤리·기법 등에 대한 내부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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