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물대포 직사살수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의 유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김세의 MBC 기자와 보수 성향의 웹툰 작가 윤서인씨,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가 재판에 넘겨져 공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홍승욱)는 지난해 말 이들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주에는 이들에 대한 1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백씨의 둘째딸인 민주화씨가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에 치료를 거부하고 휴양지로 휴가를 갔다는 취지의 글과 그림을 인터넷상에 게시해 유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는 지난 2016년 10월 “백도라지, 백민주화, 백두산 이 세명을 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며 “아버지가 적극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 치료를 거부해 사망케 한 것”이라고 쓴 뒤 다음날 실제 고발장을 제출했다.

▲ 김세의 MBC 기자(왼쪽)가 지난해 2월22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열린 친박집회 지지 발언을 한 후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과 기념촬영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김세의 MBC 기자(왼쪽)가 지난해 2월22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열린 친박집회 지지 발언을 한 후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과 기념촬영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세의 MBC 기자도 페이스북에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며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고 썼다. 이어 김 기자는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 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 여행지인 발리로 놀러갔다는 점”이라고 썼다.

만화가 윤서인씨는 이 같은 내용을 만화로 그려 자유경제원에 게재했다. 해당 만화에서 백민주화씨는 비키니를 입고 휴양지에서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살려내라…X같은 나라’라고 쓰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쯤 되니 돌아가신 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썼다.

하지만 백민주화씨에게 발리는 휴양지가 아니라 시댁 형님 친정이었다. 새로 태어난 아이를 친정 부모님께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세례식을 했고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시댁 형님 친정인 발리로 갔던 것이었다.

이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고 백남기 변호인단은 이들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변호인단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로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에서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는 비정한 딸’로 만들고, 부모와 남편을 잃은 가족을 ‘살인범’으로 만드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고소 배경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애도와 추모의 시간마저 마음껏 보낼 수 없는 유족들에게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법적 대응에 나서도록 만든 피고소인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며 당시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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