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는 ‘보도국장 재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을 부른 최 사장을 상대로 지난 8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최 사장은 노조 조합원들 저항에 YTN 사옥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해야 했다. 새벽부터 조합원 70~80여명이 사옥 로비에서 사장 퇴진 집회를 연 뒤, 최 사장이 출근할 경우 퇴진 의사를 묻고 퇴진을 촉구하는 식의 노사 대치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날 최 사장이 사옥 앞에 도착하자 조합원 80여 명은 이내 최 사장 곁으로 다가가 노사 합의 파기 책임을 물으며 “최남수는 물러가라”는 퇴진 구호를 외쳤다. 조합원들이 “오늘은 또 무슨 생각으로 나오셨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최 사장은 “결재할 것이 있다”며 “매일매일 나가는 자금 결재 등 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어떻게 하면 YTN이 혼란을 끝낼 수 있겠느냐’는 박진수 지부장 질문에 “서로 오해의 폭이 크다. (노사가) 마주해서 대화를 통해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 14일에도 YTN 사내에 “모든 갈등의 도착지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고 믿는다”며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승자는 경쟁사들이 되고 노사가 모두 손실을 보는 ‘lose lose’ 상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남겼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최 사장이 혼란과 갈등을 부른 책임자라고 판단한다. 노조는 지난 12월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박 지부장-최남수 당시 사장 내정자’ 3자 협상에서 구두 합의된 ‘노종면 보도국장 지명’ 문제를 최 사장이 일방 파기한 것으로 규정하고 이번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것이다.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노종면 YTN 복직 기자가 최 사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노종면 YTN 복직 기자가 최 사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지난 10일 노조가 공개한 YTN 파업 투표 결과가 역대 최고 찬성률을 기록하는 등 YTN 노사 간 갈등이 지난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때처럼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15일 출근길에선 최 사장이 MTN 보도본부장 시절인 2009년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헌납 발표를 “부인할 수 없는 위대한 부자의 선행”이라고 평가한 것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준기 언론노조 YTN지부 사무국장은 “그때 당시 MB의 재산 헌납 발표를 찬양 일색으로 쓴 칼럼은 다른 언론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심지어 같은 날 보수지인 동아일보도 MB에 문제 제기를 했었다. 최남수 칼럼은 첫 문장부터 끝까지 MB 찬양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이치열 기자
출근 저지 투쟁에 참석한 임장혁 YTN 기자는 “양식 있는 기자들이 권력 비판할 때 홀로 부당 권력을 칭송하는 사람의 언론관은 몹시 우려스럽다”며 “새 시대를 헤쳐 나갈 YTN의 개혁 방향에 맞지 않는, 정반대로 역행하는 인사다. 우리가 그동안 반대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임 기자는 “언론노조가 중재한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받아들였는데, 받아들이는 전제 조건마저 파기했기 때문에 지금은 신뢰까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최 사장은 ‘MB 칼럼’ 논란에 대해 “‘부자들이 나누는 게 올바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지 MB를 칭송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최 사장과 YTN 노조는 오전 8시40분경부터 30여 분간 대치했고, 최 사장이 물러나면서 오전 상황은 종료됐다. 최 사장은 YTN 사옥 맞은편으로 향했고 박 지부장을 포함해 노조 집행부들은 최 사장을 쫓아가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김도연 기자
▲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에 나섰지만 ‘최남수 퇴진’을 주장하는 YTN 노조 조합원들에 막혀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사진=김도연 기자

최 사장은 떠나기 직전 노종면 YTN 복직 기자와 마주치자 “노 부장(앵커실 부장) 잠깐만”이라며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는 손짓을 했으나 노 기자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사장은 지난 8일 노 기자를 특정해 비판·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YTN 안팎으로 비판을 받았다. 최 사장은 미디어오늘 기자에 “지금은 말 한마디로 서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노조와의) 갈등을 풀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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