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MB 정부 시절인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당시 모습이 10년이 지난 현재 재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7시30분 상암동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최 사장은 인도도 밟지 못한 채 언론노조 YTN지부 구성원들 80여명에 둘러싸였다. YTN 조합원들은 “당신은 사장이 아니다”, “누군가의 지시 받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 “결코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빨리 좀 집에 가라”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최남수는 물러가라”는 조합원 구호가 퍼지는 중에도 최 사장은 우두커니 한 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피신 전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최남수 사장에게 사옥에 발을 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피신 전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최남수 사장에게 사옥에 발을 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YTN 조합원들 분노가 커진 까닭은 지난해 12월24일 3자 협상(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최남수 사장-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에서 노종면 YTN 복직 기자를 보도국장으로 재내정키로 했음에도 이를 파기하는 등 최 사장이 노조와의 합의를 깨버렸다고 판단한 데 있다. 

최 사장은 노 기자에 대한 보도국장 재내정에 대해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내어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또 다른 분란과 갈등이 야기되는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라며 사실상 노 기자를 보도국장 ‘부적격 인사’로 규정했다.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최남수 사장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최남수 사장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YTN 정상화와 인적 쇄신을 위해선 YTN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공정방송 투쟁에 앞장섰던 이가 보도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YTN 구성원 다수의 생각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노사 합의를 파기한 최 사장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 사장은 자신을 막는 조합원들을 향해 “그만하고 일합시다”라고 말했고 최 사장 바로 앞에 있던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에 언성을 높이며 “무슨 일을 합니까. 무슨 일을 해”라고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러자 최 사장은 “때려, 때려”라며 박 지부장을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노종면 기자와 함께 2008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복직한 권석재 YTN 기자가 “뭐하는 거야, 당신”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최 사장의 예기치 못한 반응에 조합원들은 “한심하다”며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노조원들을 피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는 최남수 YTN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노조원들을 피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는 최남수 YTN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커피숍으로 피신하기 전 최남수 YTN 사장의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 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커피숍으로 피신하기 전 최남수 YTN 사장의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최 사장은 노조와의 대치가 한 시간 이상 계속되자 인도에 진입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조합원들은 “출근할 수 없다”며 물샐틈없이 막아섰다. 조합원들의 저지에 최 사장은 사옥 인근 차도를 따라 걸으며 점점 YTN 사옥과는 멀어졌고 결국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조합원들은 “다시는 오지 말라”며 더는 따라가지 않았다.

최 사장은 지난해 YTN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후 계속 논란을 부르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MTN) 보도본부장 시절인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헌납 발표에 “부인할 수 없는 위대한 부자의 선행”이라고 극찬하는 ‘MB 칭송 칼럼’이 논란이 됐고, MTN 프로그램들은 각종 상품 홍보를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대상에 자주 올랐던 사실도 확인됐다. 최근에는 YTN 이사회 등이 평가한 그의 MTN 경영 성과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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