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다.

한일 위안부 피해 합의를 검토한 TF 조사 결과 이면합의가 있는 것으로 나온 뒤 문재인 대통령은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일본이 반발하며 외교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 여덟 분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기존 한일 합의와 관련해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향후 입장을 정하는 데 피해당사자인 할머니들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오찬 자리를 마련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박수현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제 어머니를 뵙는 마음이다.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한 자리에 모시게 되어 기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 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TF 조사 결과 심경을 밝힌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복동 할머리를 찾았다. 김복동 할머니는 청와대 초청 오찬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병문안을 하고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되었고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오늘 할머니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청와대에 모셨는데, 할머니들께서 건강하셔서 싸워주셔야 한다. 할머니께서 쾌유하셔서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으시다.”고 말했다.   이에 김복동 할머니는 “총알이 쏟아지는 곳에서도 살아났는데 이까짓 것을 이기지 못하겠는가.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보내주어야 한다. 법적 사죄와 배상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래야 우리가 일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복동 할머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병문안을 하고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되었고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오늘 할머니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청와대에 모셨는데, 할머니들께서 건강하셔서 싸워주셔야 한다. 할머니께서 쾌유하셔서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으시다.”고 말했다.  이에 김복동 할머니는 “총알이 쏟아지는 곳에서도 살아났는데 이까짓 것을 이기지 못하겠는가.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보내주어야 한다. 법적 사죄와 배상을 하면 되는 일이다. 그래야 우리가 일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는 “2015년 12월 28일 합의 이후 매일 체한 것처럼 답답하고, 한스러웠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이 합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조목조목 밝혀주어 가슴이 후련하고 고마워서 그날 펑펑 울었다”며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데 부담 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 주셔야 한다.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소녀상이 무서우면 사죄를 하면 된다. 국민이 피해자 가족이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평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어린 아이를 끌어다 총질, 칼질, 매질하고 죽게까지 해놓고, 지금 와서 하지 않았다 게 말이 되나.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사죄만 받게 해달라.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오찬을 마치고 김정숙 여사는 목도리를 직접 목에 매주었다.

청와대는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은 비서실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까지 경찰의 에스코트 아래 국빈 이동시와 같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모셔왔으며, 경호처는 교통편의 뿐만 아니라 건강상 불편사항에 대비해 엠블런스까지 차량 이동시 배차하였고, 오찬행사 후 나눔의 집 복귀시에도 같은 방법으로 모셔다 드렸다”고 밝혔다.

오찬 자리에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공동대표, 정의기억재단 지은희 이사장,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 남인순 국회여성가족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찬 자리는 피해당사자를 가장 우선시하고 기존 한일 합의가 피해 당사자를 배제한 것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피해자의 말을 경청하고 향후 재협상 로드맵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향후 정부 입장에 어떤 내용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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