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및 비리 이사진 퇴진을 촉구하는 언론노조 KBS본부 총파업이 21일로 109일째를 맞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선 3백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109일차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특히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직접 찍어 보낸 총파업응원 영상메시지가 상영되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정우성 씨는 하루 전인 20일 KBS 1TV 뉴스집중 ‘유엔 난민대사 정우성이 본 로힝야족 실상은?’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KBS 신관에 들어섰다가 보게 된 풍경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인 없는 빈 책상들과 사무실을 보고 황량한 분위기가 무겁게 느껴졌다며, KBS가 그간 많은 실수를 해왔고 그로 인해 시청자들이 외면하고 떠나갔지만 109일째 이어져 오는 KBS 새노조의 총파업은 응원받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진정성을 담아 끈기있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총파업을 이어간다면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다시 KBS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 지치지 마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시청자와 국민들이 여러분들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 힘내세요!”라며 영상메시지를 마무리했다. 

300여 명의 새노조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파업의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니...”, “표현 하나하나가 시적이다...” 등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정우성 씨의 관심과 지지에 큰 감동을 받은 듯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 ⓒ배우 정우성 씨 응원셀프영상 캡쳐
▲ ⓒ배우 정우성 씨 응원셀프영상 캡쳐

정우성 씨는 지난 20일 KBS 1TV 뉴스집중에 출연했을 때도 KBS 정상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 주목받기도 했다. 사회자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분들, 특히 정우성씨라면 이 사회에 밝은 빛을 던져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근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 있나요? 우리 사회에?” 라고 질문하자 정 씨는 주저 없이 “KBS 정상화요”라고 답했다. 이어 “KBS가 1등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빨리 되찾길 바랍니다”라고 말해 사회자를 당황케 했다. 국혜정 앵커는 그의 당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배우 정우성 씨 응원영상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KBS새노조 조합원 여러분. 배우 정우성입니다. UN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KBS뉴스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여러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게 됐습니다. 어제 뉴스 출연을 위해서 KBS신관에 들어섰는데 그 황량한 분위기가 저에게는 굉장히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파업을 이야기로 전해 듣는 것과 눈으로 목격하는 것은 정말 다른 분위기였구요.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주인 잃은 책상들이 즐비했고 그 스산하고 적막한 분위기는 마치 지난 KBS의 수난의 역사에 대한  고통과 통증을 아주 냉담하고 차갑고 거칠게 토해내는 울부짖는 소리처럼 다가왔습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참 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상처받고 외면당하고 또 그로 인해 시청자들이 KBS를 외면하고 이제는 무시하는 처지까지 다다른 것 같습니다. KBS 새노조 여러분께서 광화문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 이어말하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돌아선 시청자의 눈과 귀,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진정성이 담긴 소리로, 인내력과 끈기를 갖고 이어간다면 차디찬 겨울 공기를 뚫고 광화문을 넘어 전국에 있는 시청자와 국민들의 마음에 전달되어 그들의 눈과 귀가 여러분에게로 KBS에게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어제가 파업 108일째라고 전해들었습니다. 오늘이 파업 109일째, 월급없는 3개월, 여러분 참 쉽지 않겠네요. 하지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서 힘과 의식을 모아 월급을 포기하고 함께 싸워나가는 것은 정말 멋지고 응원받아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지치지 마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시청자와 국민들이 여러분들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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