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을 하다가 /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 자:꾸 다 안 된대”

“개:발자가 / 발:명가냐? / 자:꾸 만들래!”

“디:자인을 하다 보면 / 자:존감이 떨어진다 /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 너:가 해봐!”

(출처: 스마트기기 솔루션 제공 회사 앱노트(appknot) 페이스북)

‘기획자’(기자), ‘개발자’, ‘디자이너’ 단어로 만든 삼행시다. 이 조합은 ‘데이터 저널리즘’을 비롯한 미디어 혁신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 때 필수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붙여놓는다고 해서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 출처: 스마트기기 솔루션 제공 회사 앱노트(appknot) 페이스북.
▲ 출처: 강종구 한경닷컴 뉴스래빗팀 기자, 스마트기기 솔루션 제공 회사 앱노트(appknot) 페이스북. 
미디어오늘과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구글코리아가 16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공동주관한 ‘데이터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경험한 기자들은 각 분야의 인력들이 모두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여운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팀 데이터 분석 시각화 담당자는 “기자,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 데이터를 분석하고, 어떤 시각화가 적절한지 생각해내는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 없이 기존의 시스템을 개발하던 개발자, 시각 디자인을 하던 디자이너, 전통적 취재방식으로 취재했던 기자를 붙여놓는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 배여운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팀 데이터 분석 시각화 담당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배여운 중앙일보 데이터저널리즘팀 데이터 분석 시각화 담당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배여운 담당자는 “종종 한국 언론에서는 기획자 역할을 하는 기자가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내리는 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말 그대로 ‘협업’인 만큼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 블룸버그(Bloomberg) 등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언론사에 견학을 다녀온 경험을 언급하며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 단순한 디자인이 아닌 데이터 시각화를 할 줄 아는 디자이너 등 적절한 인력 배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배 담당자는 “한국에서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려면 적절한 처우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강종구 한경닷컴 뉴스래빗팀 기자도 각 인력의 ‘데이터 역량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종구 기자는 “스페셜리스트들을 물리적으로 결합해놓는 것만으로 협업이 완성되지 않는다”며 “좋은 개발자를 맞이하고 싶다면, 기자는 이해도가 높은 기획자가 돼야하고, 서로가 다른 누구를 ‘외주 인력’인 것처럼 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 강종구 한경닷컴 뉴스래빗팀 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강종구 한경닷컴 뉴스래빗팀 기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박소영 한국일보 기자는 데이터 저널리즘에 관심 있는 이들끼리 스터디를 결성하는 것이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소영 기자는 ‘데송합니다’라는 데이터 저널리즘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데송합니다’라는 이름은 ‘데이터를 잘 몰라서 송구합니다’라는 뜻”이라며 “데이터 저널리즘을 하고 싶은데, 알지 못하기 때문에 스터디라도 해보자는 절박함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엑셀에 있는 데이터를 구글맵으로 옮기는 등 실습 위주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좀 더 차별점을 갖는 기사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꾸준하게 역량을 투입하는 게 관건이다. 한국에서는 시리즈가 아닌 단발성 이벤트처럼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가 제작되곤 한다. 개발자 출신인 황시연 천지일보 기자는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를 만들 때 단발성이 아니라, 연재성 콘텐츠로 접근해야 질이 좋은 콘텐츠를 생각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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