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참여 MBC 언론인에 대한 인사 탄압을 주도했던 백종문 MBC 부사장이 14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장겸 MBC 사장이 지난 13일 해임된 데 이어 대표적 ‘방송장악’ 세력으로 꼽히는 백 부사장도 사퇴함에 따라 ‘김장겸 체제’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백 부사장은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백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MB 정부 국가정보원의 MBC 장악에 공모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2011년 MB 정부 국정원 관계자와 MBC 임원진이 결탁해 MBC 방송 제작에 불법 관여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 백종문 MBC 부사장은 지난 9월27일 ‘국정원 직원을 접촉한 적 있느냐’는 노조 질문에 “국정원이 MBC를 경영하느냐. MBC가 국정원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의혹을 부인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 백종문 MBC 부사장은 지난 9월27일 ‘국정원 직원을 접촉한 적 있느냐’는 노조 질문에 “국정원이 MBC를 경영하느냐. MBC가 국정원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의혹을 부인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백 부사장은 이 밖에도 최승호 MBC 해직 PD와 박성제 해직 기자를 2012년 ‘증거 없이 해고했다’고 실토한 ‘백종문 녹취록’의 당사자다. 

이 녹취록은 백 부사장이 2014년 3월과 11월 두 차례 ‘폴리뷰’ 박한명 편집국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대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파업 참여 인사에 대한 탄압과 지역 인사 배제, 부정 청탁 등의 정황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대검찰청은 이 녹취록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에 수사재개를 명령했다.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뒤 지난 9월 안광한 전 MBC 사장, 김장겸 당시 MBC 사장,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등 6명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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